활짝 열린 돔구장 시대…막 내린 삼성천하

입력 2015-12-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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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10구단 kt가 1군에 진입하면서 3월 28일 개막전 5경기가 열렸다. 사직에선 kt와 롯데가 맞붙었다. 2. 삼성 이승엽이 6월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을 친 뒤 류중일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3. 김응룡 전 한화 감독은 7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은퇴식을 했다. 4. 9월 15일 국내 최초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 세상에 공개됐다. 5. 9월 30일 4개 구장에 4만3455명이 입장해 정규시즌 702경기 만에 역대 최다관중(716만3865명)을 돌파했다. 6. 삼성은 10월 2일 kt전에서 프로야구 원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대구시민야구장과 작별했다. 7. 두산 선수들이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14년 만에 우승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 8. 한국대표팀 이대호(왼쪽)와 정근우가 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9. 에릭 테임즈(NC·오른쪽)는 MVP, 구자욱(삼성)은 신인왕으로 2015년을 빛냈다. 10. 박석민은 11월 30일 역대 FA 최고액인 총액 96억원에 NC로 이적했다. 사진|스포츠동아DB ·스포츠코리아

■ 2015 한국야구 ‘빛과 그림자’

4. 잊을 수 없는 10가지 장면들


한국야구는 2015년에도 풍성한 수확을 올렸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한 국가대표팀은 11월 일본과 대만에서 펼쳐진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를 맞은 KBO리그는 역대 최다인 736만539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두산의 통산 ‘V4’ 달성으로 막을 내렸다. 물론 이처럼 알찬 결실의 이면에는 어두운 일면도 도사렸다. 삼성 소속 선수들의 해외원정도박 파문과 kt 포수 장성우가 연루된 SNS 파문 등은 최근 양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한 KBO리그에 적잖은 과제를 남겼다. 스포츠동아는 2015년 한국야구의 빛과 그림자를 KBO리그를 중심으로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3월 28일…10구단 시대, 사상 최초 개막전 5경기

올 시즌부터 kt가 수원을 연고로 1군 리그에 참여하면서 10구단 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3월 28일 SK-삼성(대구)을 비롯해 NC-두산(잠실), 한화-넥센(목동), LG-KIA(광주), kt-롯데(사직) 등 시즌 개막일에 사상 최초로 5경기가 펼쳐지는 새 역사를 썼다. 페넌트레이스는 역대 최다인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로 치러졌다. 막내 구단 kt는 개막 11연패에 빠져 “시즌 100패를 넘어 역대 최저승률까지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샀지만, 4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감격의 첫 승을 신고한 뒤로 점차 안정을 찾아 52승1무91패(승률 0.364)로 1군 데뷔 시즌을 마쳤다. 52승은 역대 신생팀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넥센, 새해부터 ‘고척돔’ 홈구장 사용
두산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감격
일본에 역전극 한국대표팀 ‘기적의 밤’



6월 3일…이승엽, 리그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

‘국민타자’ 이승엽이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4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승엽은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5-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상대 선발 구승민의 2구째 직구(시속 140km)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KBO리그 1559경기 만에 400홈런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엽은 시즌 종료까지 KBO리그 통산 홈런수를 416개로 늘리며 한·일 개인통산 575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7월 18일…거장 김응룡, 올스타전서 감독 최초 은퇴식

10개 구단 시대를 맞아 2015 KBO 올스타전은 사상 처음으로 ‘드림 올스타(삼성·SK·두산·롯데·kt)와 ‘나눔 올스타(LG·넥센·NC·KIA·한화)’로 나뉘어 개최됐다. 7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진 올스타전에 앞서 통산 10회 우승에 빛나는 ‘거장’ 김응룡 감독의 은퇴식이 펼쳐지기도 했다. 현역 사령탑들이 사상 최초로 감독의 은퇴무대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9월 15일…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 개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척스카이돔이 9월 15일 준공검사를 기념해 미디어데이를 열고 언론에 내부시설을 공개했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후 약 7년간의 산통 끝에 한국 최초의 돔구장으로 탄생했다. 당초 동대문구장을 철거하면서 아마추어야구 전용 하프 돔 형태로 건립될 예정이었지만, 완전 돔으로 바뀌면서 설계가 8차례나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비좁은 관중석 등 프로야구를 치르기에는 불편한 부분들이 많아 대대적인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개장 기념으로 서울대 야구부와 여자야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렸고, 11월 4일과 5일에는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과 쿠바대표팀의 평가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2016년부터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9월 30일…KBO리그 최다관중 신기록

9월 30일 4개 구장에 4만3455명이 입장해 페넌트레이스 702경기 만에 누적관중 716만3865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의 715만6157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이다. 이후 정규시즌 종료까지 720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수는 총 736만529명으로 늘어났다. 5월 말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악재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특히 ‘마리한화’라는 신조어를 낳은 한화는 구단 자체 신기록인 홈 21경기 만원관중을 동원했고, 원정경기에서도 14차례나 매진을 기록하는 등 KBO리그 흥행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10월 2일…아듀, 대구시민야구장

삼성이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한 대구시민야구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0월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가 되기는 했지만, 삼성이 공식적으로 작별인사를 한 것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2일 kt와의 홈경기였다. 1948년 개장해 68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시민야구장은 내년부터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전환되고, 삼성은 새롭게 개장하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10월 31일…두산의 우승과 삼성의 좌절

10월의 마지막 밤에 두산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13-2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1년 이후 14년만이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1차전에서 허무하게 8-9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후 4경기를 모두 쓸어 담는 뚝심을 발휘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역대 4번째로 초보 사령탑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21세기 최강자 삼성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 꿈은 무산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1년 사령탑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 고지에서 미끄러졌다.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소속 선수인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전력이 약화되고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져 아쉬웠다.


11월 19일…‘프리미어 12’ 일본전 대역전극

11월 19일은 한국야구사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 12’ 준결승에서 0-3으로 끌려가다 9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기적 같은 4-3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앞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시속 16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상대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꽁꽁 묶여 0-5로 완패했던 한국은 이날 준결승에서도 오타니에게 6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끌려가는 등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쳐 누구도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을 연출해 감격이 더 컸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도 미국을 8-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현수(전 두산·현 볼티모어)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1월 24일…테임즈 MVP, 구자욱 신인왕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하고 단일시즌 최다타점 신기록(146개)을 세운 박병호(전 넥센·현 미네소타).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을 개설하고 2차례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에릭 테임즈(NC). 11월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년 정규시즌 MVP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개표 결과 테임즈가 유효투표 99표 중 50표를 획득해 44표를 얻은 박병호를 6표차로 제치고 영광을 차지했다. 테임즈는 역대 외국인선수 3번째 시즌 MVP가 됐다. 이날 구자욱(삼성)은 유효투표 100표 중 60표를 받아 34표의 김하성(넥센)을 누르고 신인왕에 올랐다.


● 11월 30일…FA 박석민 96억원 잭팟

NC는 11월 30일 FA(프리에이전트) 시장으로 흘러나온 박석민(전 삼성)과 4년 총액 9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보장금액 86억원(계약금 56억원·연봉 30억원)에 플러스 옵션 10억원이 포함된 조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FA 야수 최고액을 기록한 SK 최정(4년 86억원)과 투수 최고액 선수인 KIA 윤석민(4년 9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FA 최고액이다. 어린 시절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한 박석민은 계약 직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매년 2억원씩, 4년간 총 8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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