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 마무리 확정 뜸들이는 이유

입력 2016-01-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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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희수. 스포츠동아DB

1순위 박희수 몸 상태·기량 판단에 신중
정영일·신재웅·박정배 등 불펜자원 풍부


SK의 2016시즌에는 큰 물음표가 있다. 윤길현(롯데)과 정우람(한화)의 이적으로 8·9회를 막아줄 새로운 투수들이 필요하다. 대안은 확실하지만, SK는 신중하기만 하다.

상당수 구단이 올 시즌 ‘마무리 부재’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K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래도 사정은 좋다. 한때 ‘불펜왕국’이었던 SK답게 투수 자원이 많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좌완 박희수를 필두로 우완 전유수-박정배-정영일, 좌완 신재웅 등 불펜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불펜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인 마무리다. 불펜투수들이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서까래라면, 마무리는 지붕의 하중을 견디는 대들보다. 그러나 SK 김용희 감독은 아직 마무리를 확정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마무리 1순위는 경험이 있는 박희수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홀드왕(34개)에 빛나는 그는 이듬해 마무리로 전업해 24세이브를 올렸다. 당시에도 정우람의 군 입대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그럼에도 SK가 박희수 카드를 ‘상수’로 두지 않는 것은 그의 몸 상태 때문이다. 김 감독은 “박희수가 과거처럼 던진다면 당연히 마무리를 해야 한다. 문제는 몸 상태나 기량이다. 작년에도 기용하는 데 조심스러웠다. 지금 본인도 몸 상태가 좋다고 하지만, 몇 퍼센트인지 캠프를 통해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수는 어깨 통증으로 2014년 6월 이후 1년 넘게 마운드를 떠나 있었다. 지난해 8월 1군 무대에 복귀해 14경기에 등판했으나, SK는 타 구단에 비해 재활에 대한 시각이 넓다. 아직 재활단계라고 보고 끝까지 신중함을 견지할 생각이다.

여기에는 지붕에 올릴 목재는 많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장기적으로 정영일의 성장을 기대할 것이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신재웅, 박희수와 마찬가지로 재활 과정을 거친 박정배에 대한 기대, 또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전유수에 대한 믿음도 존재한다.

김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이 과거처럼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마무리도 세팅이 된다. 그러나 선수는 있어도 몸 상태나 기량은 장담할 수 없다”며 캠프를 통해 윤길현과 정우람의 빈자리를 지우겠다고 선언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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