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는 왜 오승환을 선택했나?

입력 2016-01-1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승환이 입단할 세인트루이스는 최고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 등 강력한 불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게 단점이다. 사진은 마이크 매서니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오승환(34)이 입단할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100승 팀으로 3년 연속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트렌드인 ‘불펜야구’에서도 앞서나가는 팀이다.


● 메이저리그 트렌드는 ‘강한 불펜’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팀 방어율 1위(2.94)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을 한 팀이었다.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유일한 팀으로, 선발투수 방어율 1위(2.99)에 구원투수 방어율 3위(2.82)로 최고의 마운드를 자랑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강한 불펜’을 앞세운 팀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해 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로 이어지는 막강한 불펜왕국을 건설하며 1985년 이후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뒀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로 강팀의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팅뉴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불펜진 순위를 선정했는데, 캔자스시티는 2위에 올랐다. 홀랜드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공백이 있지만, 수준급 마무리 출신 호아킴 소리아로 공백을 메웠다. 여전히 강력하지만 1위를 뺏겼다.

1위는 ‘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차프만을 데려와 캔자스시티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뉴욕 양키스였다. 양키스는 기존의 강력한 셋업맨과 마무리였던 델린 베탄시스와 앤드루 밀러에 메이저리그 최고 강속구 투수인 차프만을 더해 캔자스시티 못지않은 ‘불펜 삼대장’을 구축했다.

투자와 성적에 민감한 양키스의 움직임에서 나타나듯, 메이저리그도 불펜 보강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다. 이미 세인트루이스 불펜진도 충분히 강하지만, 오승환 영입은 수준급 자원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 이미 강한 불펜, 자원은 많을수록 좋다!

스포팅뉴스가 선정한 불펜진 순위에서 세인트루이스는 보스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일단 현역 최고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인 트레버 로젠탈(26)의 존재감이 강력하다. 2014년 45세이브를 올린 로젠탈은 지난해 48세이브(2승4패·방어율 2.10)로 세이브 2위에 올랐다. 1990년생으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다.

로젠탈 앞에는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27)가 셋업맨으로 버틴다. 지난해 성적은 7승1패·6세이브·28홀드에 방어율 2.17. 우완 세스 메이네스(28)도 4승2패·3세이브·20홀드·방어율 4.26으로 분전했다.

여기에 베테랑 조너선 브록스턴(32)과 재활중인 조던 월든(29)도 필승조 후보다. 이미 충분히 강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는데 오승환이 왜 필요한 것일까.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지난해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특정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특히 시그리스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81경기에 등판해 74.2이닝을 던졌다. 빅리그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40이닝을 넘겼다. 메이네스 역시 76경기서 63.1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건강하다면 셋업맨이 가능한 월든의 몸 상태도 아직 물음표에 가깝다.
팀 입장에서 자원은 많을수록 유리하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통해 검증된 오승환도 로스터 내에 있다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 그래서 이미 오승환에게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안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