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충성도 높아 구단 수입도 최상위권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는 2012년 부영그룹과 손잡고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를 선포하면서 “전북의 전주, 군산시가 수원시보다 인구가 적다고 하지만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는 단 31만명의 인구로 연간 300만명의 관중을 유치하며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고 말해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말이다.
오승환의 입단 발표를 앞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명문구단이자 인기구단이다. 세인트루이스시티의 인구는 당시 기준 31만명이지만, 광역도시권 인구는 300만명 이상이다. ‘북미대륙의 십자로’라고 불리는 교통의 요지로 25개의 철도가 교차하고, 미시시피강 수운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분기점으로 미국 역사보다 더 오래된 도시다. 경제적 수준이 높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중서부의 교육문화 중심지로서의 자부심도 매우 강하다.
세인트루이스는 11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 뉴욕 양키스(27회)에 이어 메이저리그 2번째 최다 우승팀이자, 내셔널리그 최다 우승팀이다. 1882년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연고지를 옮기지 않아 꾸준히 관중 동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TV 전국 방송이 시작되기 전 라디오 전국 방송의 중계 단골팀이었으며,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대거 인근 도시로 원정 응원을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20년대 브랜치 리키 단장 주도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꾼 팜시스템 구축을 선도한 팀이며, 이를 바탕으로 강팀의 위상을 지켜왔다. 세인트루이스의 팜은 스탠 뮤지얼이라는 팀을 상징하는 스타를 탄생시켰다. 1943년부터 1963년까지 연속해서 올스타로 선발(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제외)된 뮤지얼은 1958년 세인트루이스 팀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디지 딘, 마크 맥과이어, 봅 깁슨, 아지 스미스, 앨버트 푸홀스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고 명감독 토리 라루사도 영구결번의 주인공이다. 2011년 이후 5년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승률팀이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월드시리즈 2회 진출 및 1회 우승을 기록하며 라이벌 시카고 컵스는 물론 뉴욕 양키스를 압도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경기당 관중은 4만3467명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이며, 방송중계권 등의 구단수입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매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