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수지 얼굴만 보이네

입력 2016-01-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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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 돋보기|롯데하이마트 ‘대한민국 PC의 시작과 끝’ 편


광고 카피에 대한 설득력 부족 아쉬움
연속 줌인 기법도 그리 참신하진 않아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연말에 론칭한 비교적 따끈따끈한 TV CF다. 이른바 ‘대한민국 PC의 시작과 끝’ 편(사진). ‘국민 여동생’ 수지(미쓰에이)를 앞세웠다. 모델 인지도 면에서는 최강 레벨이다. CF의 아이디어는 심플하고 담백하다. 화면 오른 편에 선 수지가 내레이터 역할이다. 화면의 한 가운데에는 PC(또는 노트북)를 배치했다. PC 모니터 화면을 빠르게 줌인시켜 시청자로 하여금 화면 속으로 훅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빨려 들어간 화면 속에는 다시 수지와 PC가 대기하고 있다. 또 다시 줌인, 그리고 훅!

화면이 바뀔 때마다 배경의 색상과 소품에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화면이 전개되는 동안 수지의 목소리로 광고카피를 들을 수 있다.

배우고 싶은 게 달라도/하고 싶은 게 달라도/원하는 게 달라도/대한민국 PC의 시작과 끝은 하이마트

사람마다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달라도 결국 PC는 하이마트에서 구매하라는 결론인데, 아무래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카피, 구성, 화면을 단순하게 구성한 만큼 단순함으로부터 나오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어쩐지 이게 나오다 만 것 같다. 일단 ‘달라도’에서 ‘시작과 끝은 하이마트’로의 연결이 다소 억지스럽다. 품질이 좋아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어서도, 하다못해 사은품을 얹어준다는 얘기도 이 CF에는 빠져있다. 왜 대한민국 PC의 시작과 끝이 하이마트인지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하지 않나. 자칫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비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휑한 화면도 어딘지 허술한 느낌이다. 모니터 안으로 카메라가 진입해 시선을 끌어들이는 기법도 참신하다고 보긴 어렵다. 마지막 화면에 뜬 카피는 ‘스마트한 선택/하이마트’였다. 그나마 몇 번이나 같은 CF를 돌려본 후에야 눈에 띄었다.

낡은 아이디어, 부실한 무대, 힘이 떨어지는 메시지. 어쩐지 배우만 잔뜩 돋보인 뮤지컬을 보고 난 기분이 들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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