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남용찬 “2주연속 입상 비결은 블랙힙”

입력 2016-0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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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승급을 통해 우수급에 복귀한 남용찬.

안일한 훈련이 선발급 강급의 원인
충격컸지만 훈련량 늘리며 특별승급
경기운영 아직 부족…근성 자신있어


엉덩이가 섹시한 남자. 그래서 그의 별명은 블랙힙이다. 엉덩이가 다른 선수들 보다 크고 ‘예술’이어서 붙여졌다. 그는 이런 ‘블랙힙’을 좋아한다. 힘의 샘이자 자신의 캐릭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달 24일 2주 연속 입상(1, 2위 내 진입)에 성공하면서 우수급으로 특별승급한 것도 ‘블랙힙’이 한몫했다고 여긴다. 올해 7년차 ‘우수급 붙박이’ 남용찬(32·17기)이 그 주인공이다.


-강급 직후 특별승급을 통해 쾌속으로 우수급에 복귀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최근 몇 년 동안 분기별 강급 대상 오차범위 내에 있어 불안했다. 올해 상반기 결국 강급이 되었는데 한 편으로 막상 선발급에서 달릴 생각을 하니 충격이었다. 나이도 아직 30대 초반인데…. 안일한 훈련 때문이다. 강급 직후 데뷔이후 훈련량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다행히도 우수급 복귀해 기분은 좋다.”


-우수급 준비는.


“그동안 실내 롤러훈련을 싫어했다. 우수급 준비를 위해 롤러훈련을 늘리고 있다. 지방은 감소하고 있다. 몸상태가 가볍다. 강급 이전 끌어낸 후 마크를 했는데 상대 선수들이 밀어내며 견제하고 있어 어렵지만 재시도를 해보겠고 인지도를 쌓기 위해 선행, 젖히기 승부도 시도하겠다. 승부타이밍이 관건인데 다양하게 도전하겠다.”

남용찬은 ‘늦깎이’ 경륜선수다. 어릴 적 운동과 인연이 없는 ‘그저 그런’ 아이였다. 자전거는 고교 졸업 후 늦게 만났다. 재수하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동료직원이 MTB를 타고 출퇴근 하는 걸 보며 자연스럽게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함께 MTB를 타다가 BMX에 관심을 가지면서 동호회 활동을 했다. 의정부팀 이용욱 선수(3기 은퇴)의 권유로 경륜에 입문했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최근 1월 24일 광명 선발급 결승이다. 이일수 선수의 선행이 의식이 되었는데 다행히도 본인이 젖히기 통해 우승할 수 있었고 특별승급을 했다. 세리모니를 하고 싶었지만 경기 중 스포크(바퀴살)가 부러지는 기재고장 속에 우승이라 심의가 남아 있어 자제했다. 우승을 했으나 신중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소중한 경험도 얻게 됐다.”


-자신의 장점은 뭔가.

“근성 있는 경주력이다. 단점은 운영미숙이다. 7년차이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인 듯싶다.”


-훈련은 어떻게 하나.

“현재 동계훈련 중이며 월∼수요일은 광명에서 목, 금요일은 등산이나 웨이트, 롤러 훈련을 하고 있다. 강급 직후 ‘와트바이크’ 트레이닝 자전거를 구매해 날씨와 관계없이 맹훈련 중이다. 과부하 속에 스피드 상승과 함께 시속을 체크할 수 있어 전력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


-가족 관계와 러브스토리를 공개해 달라.


“2013년 3월 결혼한 아내와 단둘이다. 7년 전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만났다. 회식 후 3일 째 쫓아다니면서 구애했다. 연애 기간 중 2010년 훈련원 시절 위기는 있었다. 얼굴을 볼 수 없으니 마음도 멀어질까봐 걱정이었다. 주말 외박이면 아내를 찾아 인연을 이어갔다. 동료들 중 ‘프로경륜 선수가 되면 오랜 연인과 이별수가 많다’라며 방해(?)를 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아내와 인연을 유지하며 결혼할 수 있었다. 아내는 본인 야망에 지지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고맙게 생각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체육회 사무원으로 근무 중인 아내라 운동선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뒷바라지를 잘 해 심적으로 편하다.”

그는 벨로드롬에선 거칠지만 알고 보면 ‘로맨틱 가이’다. 취미가 사진이다. DSLR 카메라를 이용해 동료 선수들을 대상으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경기가 없는 주말엔 자전거와 관련된 전시회, 대회를 통해 관계자와 행사장을 타깃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사진도 좋지만 자전거로 승부할 것이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롤모델인 허은회(1기, 우수급) 선수처럼 타고 싶다. 더욱더 열심히 해서 ‘빨간 바지(특선급 하의 유니폼)’를 입고 싶다”며 “다른 선수들은 목표를 위해 훈련용으로 빨간 바지를 구매하고 있는데 본인은 구매하지 않았다. 직접 특선급에 오르면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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