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 전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2016-0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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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는 겨울이적시장에서 대어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더욱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전북의 공격적인 영입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가운데)이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 확정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현대는 겨울이적시장에서 대어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더욱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전북의 공격적인 영입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가운데)이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 확정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 1. 뻔한 우승팀…K리그 흥미 반감 2. AFC 챔스리그 우승땐 K리그 흥행 촉매


이슈 만들고 흥미 유발하는 리딩 클럽 필요성
리옹·뮌헨처럼 장기 독주땐 K리그에 악영향
슈퍼클럽 최소한 두세 팀 있어야 리그 활성화


2014∼2015년 2시즌 연속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패권을 차지했던 전북현대는 이번 오프시즌에 공격적 투자로 대어급 선수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종호(24)와 고무열(26)을 데려왔고, 국가대표 출신 김보경(27)과 특급 용병 로페즈(26)도 품에 안았다. 공식 발표만 남겨둔 김신욱(28·울산)의 영입은 화룡점정이다. 이동국(37), 이재성(24) 등 기존 우승 멤버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감히 다른 팀들이 넘볼 수 없는 호화진용을 갖췄다. ‘압도적 1강’에서 ‘제왕적 1강’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2000년대 ‘갈라티코(Galactico·은하수라는 뜻의 스페인어)’ 정책으로 세계적 스타들을 대거 끌어 모아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공격적 행보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그렇다면 ‘전북 집중화’는 K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북의 시선은 이제 K리그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하고 있지만, 워낙 다른 팀들과 전력차가 커 축구계에선 “올해 클래식 우승도 전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승팀이 정해져있는 뻔한 리그’로 전락해 클래식에 대한 전반적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연상 사무국장은 3일 “원론적으로 보면 전력 불평등으로 인한 흥미 감소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스페인에 레알 마드리드가 있듯이, 어느 리그에나 리딩 클럽이 있다. 다른 팀 팬들 입장에선 응원하는 팀이 전북을 따라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북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K리그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막강 전력으로 전북이 승승장구한다면 다른 팀들의 투자 촉진 등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구단 마케팅 담당자도 ‘전북 집중화’가 K리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슈를 만들어내고 흥미를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K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팀의 출현은 새로운 관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B구단 관계자는 비슷한 의견을 내비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흥행에 도움이 되겠지만, 전북의 장기 독주가 계속된다면 팬들의 충성도가 유럽에 비해 떨어지는 우리 현실에선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올림피크 리옹이 5연패를 했을 때도, 독일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를 했을 때도 리그가 어려움에 직면한 적이 있다.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전북과 같은 슈퍼클럽이 적어도 두 세 팀은 나와야 한다. 슈퍼클럽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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