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삼국지’ 스토리가 달라진다

입력 2016-02-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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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한국인 빅리거, 일본-대만 메이저리거들과 경쟁·공존의 파트너십

박병호·김현수·이대호 등 역대최다 7인
중장거리 타자 대거등장…파워 日 압도
추신수-다르빗슈, 이치로-천웨이인 등
아시아 3국 스타들 연합 전선도 볼거리

수출지향적 산업구조에 국가경제가 좌우되는 한국, 일본, 대만은 세계시장을 놓고 합종연횡을 반복하는 경쟁의 숙명을 안고 있다. 야구도 쏙 빼닮았다.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국제대회에서 세계로 나가는 관문을 통과하려면, 일단 이들 세 나라끼리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나 세계는 삼국을 아시아권이라는 틀로 묶는 시각도 짙다. 즉, 한나라가 잘 나아가면 다른 나라들이 편승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구도가 야구의 최고수들이 집결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016년 ‘역대급’으로 심화될 상황이다.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ML의 한국세 확장이 증명하는 것들

기존의 류현진(29·LA 다저스), 추신수(34·텍사스), 강정호(29·피츠버그)가 버티고 있고, 박병호(30·미네소타), 김현수(28·볼티모어),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이대호(34·시애틀)가 가세했다. 메이저리거를 노리는 숫자도 역대 최다이지만, 그동안 일본야구조차 변변히 뚫지 못했던 중장거리 타자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일본보다 후발주자였지만, 그 이상의 잠재력을 터트리며 추월하는 한국경제가 연상된다.

일본의 현역 빅리거 타자는 스즈키 이치로(43·마이애미), 아오키 노리치카(34·시애틀), 가와사키 무네노리(35·시카고 컵스) 정도다. 정교하고 빠른 선수만 살아남았다. 과거 일본 홈런왕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도전했지만, 냉대 속에 쫓겨났다. 그 미개척 영역에서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를 비롯해 이대호, 강정호 등이 위대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추신수를 제외한 6명은 모두 KBO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다. 이제 한국야구의 ‘S급’ 인재는 일본야구 이상의 고평가를 받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LA다저스 마에다 겐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경쟁과 협력이 뒤얽힌 아시아 삼국지

일본의 S급 투수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이제 거의 정해진 코스가 됐다. 다나카 마사히로(28·뉴욕 양키스), 우에하라 고지(41), 다자와 준이치(30·이상 보스턴), 다르빗슈 유(30·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35·시애틀)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마에다 겐타(28)가 다저스에 합류했다.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도 대기하고 있다. 추신수-다르빗슈, 류현진-마에다, 이대호-이와쿠마-아오키, 이치로-천웨이인(31·마이애미) 등이 뭉치는 연합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왕젠민(전 뉴욕 양키스)에 이어 대만 빅리거의 명맥을 잇는 좌완 천웨이인은 5년 8000만달러의 계약을 끌어내 박찬호(전 텍사스)가 보유했던 아시아투수 최고연봉 기록을 깼다. 야구는 ‘하나의 중국’ 외교노선 탓에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소외된 대만이 존재를 어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마이애미에 입단한 천웨이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2월 중순 시작된다. 단체훈련을 거쳐 3월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아시아선수들의 늘어난 숫자만큼 한국, 일본, 대만 팬들의 관심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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