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 용병 의존증, 박세웅·고원준이 부순다

입력 2016-02-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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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고원준(오른쪽). 스포츠동아DB

日 니혼햄과의 평가전 나란히 무실점 호투

2015시즌 롯데 투수들은 1281.1이닝을 던져 66승을 거뒀다. 이 가운데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29)과 브룩스 레일리(28)가 전체 이닝의 30% 이상을 책임졌다. 린드블럼이 210이닝, 레일리가 179.1이닝을 던졌다. 두 투수의 승수(린드블럼 13승·레일리 11승) 합계가 24승이었으니, 팀 승리의 36%를 담당했다.

퀄리티 스타트로 보면 린드블럼이 23번, 레일리가 19번을 해냈다. 나머지 국내투수들은 다 합쳐도 17번이었다. 6이닝 이상을 던진 퀄리티 스타트로 따지면 전체 33회 중 두 투수가 28회를 해냈다. 2015년 롯데가 얼마나 외국인투수를 잘 뽑았는지와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동시에 알 수 있다.

이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느냐에 롯데의 2016시즌 운명이 걸려있다. 송승준(36)이라는 경험 많은 투수가 잔류했지만, 롯데에 최상의 답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다. 이 중 롯데 조원우 감독이 우선적으로 기대를 거는 두 투수가 박세웅(21)과 고원준(26)이다. 우완 정통파인 두 투수는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 스프링캠프 평가전의 첫머리를 맡았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박세웅이 9일(한국시간), 고원준이 11일 선발로 출격해 나란히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고원준은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2)와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고 나선 첫 무대였는데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가뜩이나 롯데는 셋업맨과 롱릴리프가 가능한 홍성민(27)의 부상 악재에 직면해있다. 윤길현(33)과 손승락(34)이 가세했고, 정대현(38)이 기대감을 준다 할지라도 이성민(26)을 제외하면 주력 불펜진의 나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선발진의 활약이 절실하다. 롯데는 11일 니혼햄전을 끝으로 애리조나 캠프를 접고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한다. 박세웅과 고원준의 호투 덕분에 짐을 싸는 롯데의 마음이 한결 가벼울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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