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11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불참하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안양옥 통합준비위원장(오른쪽 2번째)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1명 중 5명 참석…주요안건 의결 못해
통합체육회 출범을 위한 발기인대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대한체육회측이 새 통합체육회 정관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미승인 등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통합준비위원회는 15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를 열었지만, 정상적인 개최에 실패했다. 3월 통합체육회 공식 출범을 앞두고 열린 발기인대회에는 안양옥 위원장을 비롯한 통합준비위원회 11명(문체부 추천 3인+대한체육회 추천 3인+국민생활체육회 추천 3인+국회 추천 2인)의 위원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한체육회측 3인(양재완·배순학·이동현) 위원은 이날 행사에 이미 예고한대로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측 3인이 빠지자, 국회측 추천위원 2인(신승호·김준수)도 행사를 앞두고 불과 몇 시간 전 “진정한 통합의 자리가 되지 못할 것 같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발기인 11명 중 6명만이 참가하자 통합준비위원회측은 긴급히 “발기인대회를 ‘1차 발기인대회’로 치르고 2월 29일 이전에 다시 2차 발기인대회를 열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체부 추천 위원인 김경호 전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마저 퇴장하면서 결국 발기인 11명 중 5명만 참여한 가운데 ‘1차 발기인대회’를 여는 데 그쳤다. 통합체육회 공동회장을 맡게 될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이 통합체육회 임원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 또한 강 회장만 자리를 지켰다.
15일 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이달 1일 열렸던 통합준비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대한체육회 추천 위원 3명을 포함한 위원 11명 전원이 찬성해 결정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11일 가맹경기단체 등급에 관한 문제 미해결과 사무처 기구 및 직제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불참을 결정했다. 또 통합체육회 정관이 완성돼야 발기인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13일 통합준비위원회의 통합체육정관 전문위원회가 대한체육회측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인 통합체육회 정관을 최종 확정했음에도 대한체육회측은 불참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예정에도 없던 ‘1차 발기인대회’는 통합 정관에 대한 발기인 기명날인 등 기존에 예정했던 안건 의결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통합체육회 주사무소 결정 등 핵심에서 벗어난 내용만 처리하는 데 그쳤다.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창립 이후 25년 만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내디딘 통합의 발걸음이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