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내부자들’과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사진)이 통합 누적관객 915만명을 넘어 1000만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배급사와 극장의 ‘꼼수’가 빚어낸 ‘기록지상주의’라는 비판의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 11월19일 개봉한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 누적관객 707만2005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동원한 데 이어 12월31일 추가 공개된 3시간 분량의 ‘디 오리지널’이 15일까지 208만3460명을 모았다. 상영 두 달째가 가까워오지만 여전히 30여개 상영관에서 하루 평균 1000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첫 ‘1000만 클럽 가입’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영화는 ‘최악’에 맞선 ‘차악’의 통쾌한 복수극이다. 재벌, 정치, 언론의 절대 권력자들에 농락당한 주인공이 이들을 응징하는 내용으로 관객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와 호흡도 인기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아 관객의 성원을 얻은 영화는 그 스스로 ‘룰’을 저버린 ‘꼼수’로 비판의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디 오리지널’ 개봉 당시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각 극장과 수익배분 비율을 ‘1대9’로 나누는 계약을 맺었다. 극장에 수익의 절대치인 90%를 몰아주는 대신 투자배급사 등 제작진은 10%만 가져가겠다는 뜻밖의 ‘양보’다. 대체로 투자배급사와 극장의 배분율은 수도권의 경우 55대45, 그 외 지역에서는 50대50으로 나누지만 ‘디 오리지널’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기형적인 조건을 택한 셈이다.
따라서 극장들로서는 다른 영화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디 오리지널’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덕분에 ‘디 오리지널’은 개봉 첫 주말에 무려 800개가 넘는 상영관을 차지했다. 흥행에 유리한 환경을 사실상 극장이 알아서 마련해준 셈이다.
쇼박스는 왜 ‘내부자들’ 흥행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키는 선택을 했을까. 영화계는 ‘극장과 관계 다지기’와 ‘신기록 욕심’을 배경으로 꼽는다. 원하는 기록에는 한 발짝 다가섰지만 스스로 불명예를 자초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