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표정으로 코스가이드북을 살펴보고 있는 조던 스피스(노던트러스트오픈 1라운드 10번홀) 사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참가선수 144명 중 공동 142위로 컷 통과 어려워
-비제가스는 8언더파 치며 단독선두…최경주, 김시우 순항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의 황제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미 PGA 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총상금 680만 달러) 첫날 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스피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보기 8개와 더블보기 1개로 무너지면서 8오버파 79타를 쳤다.
스코어카드는 요란했다. 18홀 중 파 보다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홀과 보기 이상을 기록한 홀이 같았을 정도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8오버파는 스피스가 기록한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이자 최근 2년 동안 가장 나쁜 성적이다. 작년에는 76타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2014년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80타를 친 게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이날 스피스는 드라이브샷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티샷 정확도는 64.29%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다. 그린적중률이 50% 밖에 되지 않았고, 날카롭던 퍼트도 말을 듣지 않았다. 홀 당 평균 퍼트 수는 2.0개로 높았다. 최악의 성적을 적어낸 스피스는 참가선수 144명 중 공동 142위로 체면을 구겼다.
21주째 지키고 있는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흔들릴 수 있다. 스피스는 평점 11.8267점으로 2위 제이슨 데이(호주·10.0114점)보다 불과 1.8253점 앞서 있어 여유가 많지 않다. 3위 로리 매킬로이(9.8580점)와도 점수 차가 크지 않다. 우승 한두 번이면 역전된다.
올해 PGA 투어에 처음 출전한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첫날 안정된 출발을 시작하면서 우승경쟁에 돌입했다. 매킬로이는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5위에 자리했다.
김시우(21·CJ) 사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포인트 60점을 획득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 44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않은 매킬로이가 우승하면 평균 포인트를 1.3점 이상 끌어올릴 수 있어 스피스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스피스가 8타를 까먹는 동안 카밀로 비제가스(콜롬비아)는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이는 불꽃타를 터뜨리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버디 9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며 8언더파 63타를 쳤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비제가스는 전반 9홀에서 버디만 4개 골라내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후반 들어서도 샷을 더욱 달아올랐다. 1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더니 5번홀부터는 8번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9언더파까지 타수를 줄였다. 아쉽게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1타를 잃었지만, 버바 왓슨(5언더파 66타)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비제가스는 PGA 투어에서 개인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4년 윈덤챔피언십이다.
한국선수들도 비교적 안정된 출발을 보였다. ‘맏형’ 최경주(46·나이키골프)는 보기 3개를 쏟아냈지만 버디 5개를 뽑아내며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막내’ 김시우(21·CJ)도 버디 2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내며 1언더파 70타를 쳐 노승열(25), 데이비드 톰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39위에 올랐다. 16번홀까지 1언더파를 기록 한 강성훈(27)은 일몰로 인해 남은 2홀을 다음날 경기한다.
퍼시픽 팰리세이즈(미 캘리포니아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