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하승진의 단단한 변신

입력 2016-03-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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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 스포츠동아DB

2008∼2009시즌 이후 최다출전
허바드 외국인코치 지도 큰 도움
신체 밸런스 좋아지며 높이 위력


KCC 하승진(31·221cm·사진)은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개인기록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골밑에서 ‘난공불락’의 존재가 됐다.

하승진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5경기를 소화했다. 프로에 데뷔했던 2008∼2009시즌에 이어 개인 한 시즌 최다출전이다.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규정상 1라운드(9경기)를 뛰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경기 출전이다. 그는 7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어진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도 30분57초를 뛰며 15점·16리바운드로 팀의 80-58 승리를 이끌었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있고, 신체 밸런스가 월등히 좋아졌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높이의 위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KCC를 만나는 상대팀 감독 모두 달라진 하승진을 경계하고 있다.

하승진이 부상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에는 코칭스태프의 출전시간 배려도 있지만, 외국인 필 허바드(60) 코치의 역할이 컸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인 허바드 코치는 선수 경력도 화려하지만 지도자로도 명성을 쌓았다. NBA 애틀랜타, 골든스테이트, 워싱턴 코치뿐 아니라 NBA 하부리그인 D리그 팀에선 감독까지 맡았다. 도미니카공화국대표팀 사령탑 경력도 있다. 현역 시절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맡았던 그가 같은 포지션인 하승진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허바드 코치는 “우리를 상대하는 팀마다 하승진을 수비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에 맞게 골밑에서 스텝을 활용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습시켰다. 가능한 한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어 “하승진은 몸의 밸런스가 좋으면 막기 힘든 선수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개별 훈련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훈련 노하우는 공개하지 않았다. 허바드 코치는 하승진의 자세를 칭찬했다. 그는 “선수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하승진은 자세가 좋다. 배우려는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또 “하승진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지만 지금이 최상은 아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 리바운드, 포스트에서의 움직임, 코트를 왔다 갔다 하는 트랜지션 스피드도 끌어올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승진은 “정규리그 때도 경기가 없는 날이면 허바드 코치와 매일 30분씩 별도의 개인 훈련을 하면서 하체 등 신체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골밑 플레이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도중 센터 허버트 힐이 트레이드로 우리 팀에 오면서 내가 쉴 시간이 늘어난 것도 체력적으로 도움이 됐다. 그 덕분에 PO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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