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 맞설 DC의 히어로들이 기지개를 켠다. DC의 대표 히어로 배트맨과 슈퍼맨이 맞서면서 새로운 DC만의 세계관을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11일 오전 중국 베이징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수입/배급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아시아 지역 공식 기자회견에는 잭 스나이더 감독과 배우 벤 에플렉(배트맨 역), 헨리 카빌(슈퍼맨 역) 등이 참석했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DC코믹스의 슈퍼 히어로가 총 출동하는 ‘저스티스 리그’의 전초전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10일 베이징 완다 CBD 극장 아이맥스관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3D 풋티지(Footage) 영상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취재진을 상대로 상영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마블과는 비교대상이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잭 스나이더 감독은 “다른 히어로 무비 유니버스를 생각하지 않는다. 유니버스 자체와 캐릭터, 유니버스가 택하고 있는 방향성이 다르다. 그런 면도 있는 반면 미국 코믹북 장르 내에서 어드벤처와 캐릭터, 스토리가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마블을 의식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최대한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DC 여화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이 영화들은 DC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원더우먼 캐릭터가 소개되고, 메타 휴먼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DC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에 쏟아질 영화들의 크로스 오버도 있을 예정이다. 기대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트맨과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이지만, 진부함이 없지 않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만큼 익숙하고 재생산된 것이 사실. 그럼에도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벤 에플렉과 헨리 카빌은 이전과 다른 캐릭터임을 강조했다.
벤 에플랙은 “‘다크 나이트’에 출연한 크리스찬 베일과는 절친한 사이다. 그 친구는 연기도 잘하고 소탈하다. 이전에 배트맨을 맡았던 만큼 존경하는 배우다. 내게 도움을 많이 줬다”며 “‘다크 나이트’와 차이가 있다면, 이전과 달리 나이가 들었다는 점이다. 리즈시절이 지나 더 은둔한 배트맨을 보시게 될 것이다. 그런 점이 흥미로웠다. 이전 배트맨보다 더 노련하지만 증오심이 많은 배트맨. 전과는 확연히 다른 배트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슈퍼맨 캐릭터를 연기한 헨리 카빌은 “서부극 캐릭터처럼 슈퍼맨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더라. 그런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서부극 캐릭터는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슈퍼맨은 오히려 역사를 반영한 신화적인 캐릭터다. 슈퍼히어로물은 우리 시대에 맞는 신화물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달되면 오히려 더 재밌는 슈퍼히어로물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과 벤 에플랙, 헨리 카빌은 DC만의 세계관에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방한해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바라기도 했다.
그동안 아이언맨 등 마블 히어로들에게 영화 팬들을 빼앗긴 DC. 배트맨과 슈퍼맨이 ‘리턴’하며 반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마블의 대규모 히어로 군단을 이기기란 역부족이었다. 이제 DC도 물량 공세(?)가 필요하다. 마블의 히어로에 맞서 DC의 히어로들도 뭉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DC 히어로들이 하나로 결합하고 DC 세계관을 설명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오는 4월 마블의 신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공습이 시작되는 가운데 ‘DC판 어벤져스’의 출발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먼저 승기를 잡을 지 주목된다. 국내 개봉은 오는 24일이다.
베이징ㅣ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워너브라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