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서강준 “‘치인트’ 촬영장 살벌해? 그럴리가요”

입력 2016-03-13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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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서강준 “‘치인트’ 촬영장이 살벌했다고? 그럴리가요”

여성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드라마 속 남자 캐릭터의 유형을 굳이 두 부류로 나누자면 외모, 화술, 재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거나 다소 안타까운 과거에 상처를 입는 경우다. 쉽게 말하자면 품에 안기고 싶은 남자거나 보듬어 주고 싶은 남자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서강준이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연기한 백인호는 굳이 따지면 후자에 속한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이면서 짝사랑에 가슴 아파할 줄 아는, 어딘가 안아주고 싶은 남자였다.

"제가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는 대부분 부잣집 아들에 연하남 캐릭터였어요. 그런데 백인호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어서 처음엔 부담스러웠죠. 원작 웹툰을 보면서 인호의 솔직하고 따뜻한 면에 주목해서 연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의 말대로 서강준에게 있어 백인호는 연기적으로도 큰 도전이었다. 마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을 것만 같은 그는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포기했으면서도 틱틱 대는 말투로 무장한 반항아 백인호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막상 첫 촬영에 들어가서 인호를 연기해보니까 훨씬 재밌었어요. 제 실제 성격이 그렇게 외향적이진 않는데 인호의 말투와 행동을 해보니 해방감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요?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서강준을 통해 잘 다듬어진 백인호는 안방의 시청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치인트'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인호가 서강준의 인생 캐릭터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약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굉장히 화목했어요. (박) 해진 형과도 붙는 신이 많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촬영 장면에 대한 해석도 서로 공유하면서요. 배우들끼리는 '치인트'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즐겁게 촬영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인트'는 종영 후에도 여전히 많은 논란거리를 남기고 갔다. 캐스팅 논란이나 중후반 백인호의 분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지적은 물론 백인하(이성경)의 연기력 논란까지. '치인트'는 명작인지의 여부를 떠나 분명히 시끄러운 작품 중 하나다.

"캐스팅 당시 많은 분들이 우려를 보내주신 걸 알고 저도 걱정을 많이 했죠. 그래서 더 이런 우려들을 덜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신 너무 부담감만 느끼면 안되니까 최대한 마음 편하게 첫 촬영에 들어가려고 했었죠."


특히 서강준은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치인트' 분량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제기된 백인호의 분량 문제는 이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으로서 결코 눈을 돌릴 수 없는 문제다.

"실제 촬영을 할 때는 분량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다만 대본을 보고 인호의 감정을 따라가기 바빴으니까요. 그러다가 방송이 나간 후 다른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웹툰을 토대로 한 작품이니까 원작을 보신 분들이 기대하신 부분과 드라마가 달라지면서 서운함을 느끼신 거라고 봐요."

서강준도 '치인트'에 애정을 쏟은 배우 중의 한 명으로 이런 논란들이 결코 달가울리 없다. 그 논란에 자신이 연기한 배역도 휘말려 들었으니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서강준은 뒤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치인트'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그는 tvN '앙투라지'를 통해 또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계속 일을 하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24시간 내내 일하는 것도 아니니니까 공을 들여 체력관리를 하려고 해요. 너무 많은 작품에 나와서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도 해주시지만 저는 결코 지금의 제가 과소비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절대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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