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모자에 새긴 LG 기대주 이승현

입력 2016-03-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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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6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LG 이승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50km 강속구에 두둑한 배짱 자랑
이승현 “언젠가 팀 마무리 맡고 싶다”


‘위풍당당!’

LG 이승현(25·사진)의 모자에는 이 네 글자가 적혀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내 공을 던지자는 의미”라고 한다. 실제 그는 시속 150km의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스피드도 좋지만 구위가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마운드 위에서 그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다. 장차 쌍둥이군단의 마무리투수를 꿈꾸는 이답게 두둑한 배짱을 자랑하고 있다.

이승현의 야구인생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LG에 입단했지만, 이듬해 10월 팔꿈치에 탈이 났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며 긴 재활에 돌입했다.

이승현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다시 공을 던지기까지 4년이 걸렸다. 지난해 4월 그토록 바라던 마운드 위에 올랐고, 퓨처스리그 31경기(47이닝)에 등판해 동안 3승1패6홀드2세이브, 방어율 3.83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감격스러운 1군 데뷔전(6월 25일 수원 kt전)에서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물론 지난 시즌 1군에서 눈에 띄는 성적(15경기 승패 없이 방어율 5.87)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15.1이닝 동안 21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이승현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까지 모두 초대됐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선 4차례 등판해 4.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했고, 시범경기에선 4게임 동안 3.1이닝을 던져 3홀드, 2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승현은 “마운드 위에서 내 공만 잘 던지자는 생각만 한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도 직구”라며 “아직은 먼 얘기일 수 있지만 언젠가 팀의 마무리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올해부터 어떤 보직이든 관계없이 1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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