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일본 도쿄 케이오가쿠경륜장에서 열린 ‘제3회 한일 경륜대항전’ 결승에서 한국의 김민철(맨앞) 선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창원경륜장서 열리는 ‘제4회 한일 경륜대항전’은 한국의 파워와 일본의 스피드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선급 14명씩…사흘간 총 12경기
이현구·이명현·황승호 등 한국대표
일본 슈퍼특선급 소노다 ‘경계 1호’
“한·일 경륜, 최고의 챔피언은 누구냐?”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벨로드롬의 전쟁’이 시작된다. 오는 25∼27일까지 창원경륜장에서 열리는 ‘제4회 한일 경륜대항전’이 그 무대다. 한·일 두 나라서 최고의 건각을 자랑하는 스타급 선수 28명이 출전한다. 정식 발매경주로는 네 번째 맞붙는 경기로 창원경륜장에선 처음 열린다.
이번 대회는 한일 특선급 선수 각각 14명이 트라이얼 대진방식(1,2일차 예선점수를 통해 득점 상위자 각국별 3명 결승진출, 1명은 점수 상위 차점자 와일드카드로 선발)으로 하루 4경주씩, 사흘간 총 12경주를 통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그동안 세 번 열린 ‘한일 경륜대항전’ 성적은 2승1패로 한국이 앞서고 있다. 2012년 3월 일본 시즈오카 이토온천경륜장에서 열린 첫 대회에선 일본(무라카미 요시히로)이 우승했지만 2013년 11월 한국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선 한국(김민철)이 설욕한데 이어, 2015년 1월 일본 도쿄 케이오가쿠경륜장에서 열린 세 번째 대회에도 한국(김민철)이 우승컵을 가져왔다.
4회 대회를 맞아 한국대표팀은 “이번에도”를 선언했고, 일본대표팀은 “이번만은”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누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할까.
● 한국 랭킹1위 이현구 선봉…이명현 황승호도 강력한 우승후보
한국대표팀은 국내 랭킹 1위인 이현구(33)를 필두로 이명현(32), 황승호(30) 등 슈퍼특선급 선수들이 이끈다. 우승 후보 1순위는 이현구다. 이현구는 지난해 최우수선수상과 다승왕, 우수경기선수상(특선급), 경륜 기자단 선정 MVP 등 4관왕에 오르며 ‘2015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선수다.
이명현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의 하나다. 2011~12년 2년 연속 그랑프리 챔피언을 차지했다. 특히 레이스 운영 능력과 두뇌플레이에 능한데다 큰 경기에 강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2014, 2015 그랑프리 결승에 연속 출전에 이어 2015년 한일 대항전에서 3위를 기록한 황승호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충청권 강자 김주상(33)을 비롯해 유태복(31), 강진남(29) 등도 언제든지 치고 나올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 일본 슈퍼특선급 소노다 경계 1호…‘젊은 피’ 콘도우도 기대주
일본은 간판스타 소노다 타쿠미(34)를 앞세워 1년 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일본은 슈퍼특선급 소노다를 비롯해 샤토우 신타로, 콘도우 타츠노리, 하야사카 슈우고, 아시자와 다이스케, 나카무리 히로시, 요시다 토시히로 등 랭킹 100위권 내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일본의 간판은 일본 슈퍼특선급 9명 중 한 명인 소노다다. 소노다는 2015년 토모히토 신노비경륜 우승에 이어 2015 그랑프리에선 4위를 차지한 강자다. ‘싸움닭’이란 별명답게 무서운 것이 없다. 좁은 공간을 뚫고, 선행주자가 확실하면 따라가고 선행형이 없을 경우 틈새를 파고들며 인코스, 아웃코스 젖히기에 귀재이다. 몸싸움이 강하고 과거 자유형이나 현재 추입형 두뇌플레이어다. 제3회 한일 경륜전에 이은 출전이다.
이 밖에 ‘코뿔소’ 사토우 신타로우(39)는 라인전환과 몸싸움, 마크가 강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행형 및 강자를 따라 붙는다. ‘젊은 피’ 콘도우 타츠노리(25)는 2014 영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2015 섬머나이트페스티벌에서 우승하면서 떠오르는 기대주다. 선두의 안쪽을 파고들며 역전을 노리는 추입 기량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파워 뛰어난 한국 vs 순간 스피드 뛰어난 일본
사실 역사와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일본에 적수가 못된다. 일본은 1948년 세계 최초로 프로 자전거 레이스를 시작한 경륜의 발상지다. 이에 반해 한국 경륜은 유니폼에서부터 경기방식까지 일본을 롤모델로 하여 1994년 출범했다. 선수 숫자도 한국이 555명(2016년 3월 기준)인데 반해 일본은 4배가 넘는 2380명(2016년 3월 기준)이다.
한국은 안방에서 치르는 경주이기에 333M 트랙, 자전거 등 모든 환경이 유리하다. 반면 성급한 경주운영과 몸싸움에 약하다. 이현구, 이명현을 제외한 12명 모두 고른 전력이 독이 될 수 있다. 한일 경륜전 2연패 김민철, 지난 해 그랑프리 챔피언 박용범이란 에이스가 없기에 서로 신뢰를 하지 않으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은 순간 스피드와 몸싸움에 능한 돌파력이 뛰어나다. 일본은 14명의 선수들이 테크니션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열을 끊어 놓는 점도 상당하다. 평소 200m 랩타임을 10초대로 끊는 선수가 3~4명도 된다. 그리고 라인경주에 익숙해 있어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그러나 한국 룰이 적용되면서 몸싸움이 다소 주춤할 수 있고 새로 바꾼 차체 적응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 경륜전문가는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는 회전력과 파워의 대결이다. 일본은 회전력이 뛰어난 반면 한국은 파워가 앞서 있다. 특히 일본선수들의 몸싸움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