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국민 일꾼‘ 이수근, 시민들 품에서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16-03-23 1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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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수근이 그의 고향인 KBS 예능으로 돌아온다. KBS는 최근 새 예능 프로그램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 MC로 이수근, 홍진영 발탁을 공식 발표했다.

이수근은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자숙기간을 지내기 전까지 KBS2 '개그 콘서트'와 '1박 2일', '승승장구' 등을 이끌며 KBS 예능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인물이다. 친근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국민 일꾼'이라는 독특한 별명까지 얻었다. ‘국민 가수’ ‘국민 배우’ ‘국민 MC’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이라는 수식어는 모든 연령층에서 사랑 받을 만큼 재능이 뛰어나고, 친근한 이미지가 있을 때 붙는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별명이 아니다.

때문에 과거 사건이 터졌을 당시 대중이 이수근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컸고, 이수근 역시 방송 복귀를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어느 공식석상에서나 고개를 숙였고 "나에게 실망감을 느낀 것을 안다. 평생을 두고 갚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살얼음을 걷듯이 조금씩 다가온 이수근은 웹예능 '신서유기'에서 여전한 예능감을 보여줬다. 금테를 두르고 저주파 기기를 몸에 두른채 기꺼이 '손오공'이 됐다. 이수근이 여전히 방송가에서 필요한 인물임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이수근은 신중함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신서유기'로 인해 내가 용서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걸 계기로 종편이나 다른 채널로의 진출을 노릴 욕심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수많은 방송 출연 제의가 있었지만 그는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자신의 길을 찾고 있다. 이수근이 그동안 얼마나 반성하고 방송 복귀 자체를 심사숙고 했는지 알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신중함에도 이수근의 지상파 예능 복귀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시청자들이 있다. 이 또한 이수근이 앞으로 꾸준히 감당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이수근도 이런 사실들을 잘 알고 있다. KBS에서 출연 제의를 받고 덥썩 기회를 잡지는 않았을 것이다. KBS도 그에게 조심스럽게 MC 제안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KBS 예능국이 이수근을 기용한 것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1박 2일' 때부터 일반 시민들과 가장 잘 호흡했던 이수근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수근은 이제 이번 새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어쩌면 친숙함이 강점인 이수근에게 가장 잘 맞는 예능일 수 있다. 시청자들 또한 이수근을 거부감 없이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댓글 속 누리꾼이 아닌 진짜 시민들을 만나기 때문에 때로는 질책을 당하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꾸짖음마저 그를 아끼는 마음의 발로임을 알고 '예능인' 이수근으로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길 바란다.

사진│동아닷컴DB, KBS 제공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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