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취재진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분이 내 정체성을 묻는다. 배우인지 멀티테이너인지 말이다. 굳이 날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크리에이터다. 내가 해석하고 포착한 세상과 사람들을 재창조하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여러가지를 보여주고 기꺼이 ‘관종’(관심종자)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가 표현하는 방식은 옷이나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배우라는 직업이다. 그래야 배우라는 직업에 더 진정성을 더하는 것 같다. ‘베테랑’의 조태오나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 같은 캐릭터를 어렵지 않게 선택하는 것도 그 이유다. 인물을 재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다양한 표현 방식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런 일탈(?)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유아인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배우라는 것이 선입견을 만들고 다시 깨부수는 과정의 연속이다. 난 선입견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걸 자꾸 깨려고 한다. 지금은 유아인을 ‘본부장’, ‘멋있는 실장’ 등으로 인식하진 않는 것 같아서 선입견을 깨야겠다고 안달하지 않는다. 대신 배우로서 흥미롭게 노는 걸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이런 모습은 선입견을 깨부수려는 본능이다”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연기를 시작한 이후 ‘어떻게 독보적인 배우가 될 것인가, 틀을 깰 것인가’라는 고민 속에서 살아왔다. 배우로서 나의 유일무이함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시청률 20%가 넘는 로맨틱 코미디 하나 하지 않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 좋다. 많은 분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배우가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유아인. 그는 한동안 소셜테이너로서 대중에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연예인으로서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정치적 소신은 그가 또래 배우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발점이었다.
그는 “사실 내가 정치적인 발언을 한 지는 오래됐다. 그렇지만 정치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 개인을 위해 살아가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데, 영달을 위해서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른들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이분법 구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투표를 통해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배우 유아인이다. 자칫 자신의 연예 활동에 문제가 될 수도 있는 행동과 발언을 서슴없이 해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럼에도 그가 대중의 미움보다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솔직함 때문이 아닐까.
유아인은 “툴툴 거리면 ‘싸가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감내하고 있다. 많이 힘들지만, 오래 내 소신을 지키며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런 점을 어엿삐 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UAA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