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가다] 찬란했던 고대도시 에페수스1

입력 2016-04-01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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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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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도시 에페수스의 시작
에페수스 유적의 남쪽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바리우스 욕장Vairus Bath을 만나게 된다. 먼 길을 온 여행객들이 피로를 씻고, 도시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에 욕장을 갖춰놓았던 것이다. 잠시 그 곳에 멈춰 서서 오랜 시간을 걸어 이곳에 도착했을 로마 시대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바리우스 욕장을 지나면 양 옆으로 원형 기둥이 늘어선 160미터에 달하는 바실리카Basilica 대로가 이어진다. 이대로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건립되었으며 제의를 거행할 때, 아르테미스 신상이 행차하던 신성한 길이었다. 길의 오른쪽에 있는 소극장 오데온Odeon에서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춘다. 이곳에서 시낭송과 음악회 그리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고 있자니 그곳에서 이루어졌을 과거의 풍경들이 하나 둘 그려진다. 오데온 옆에는 제의나 도시의 공식행사 등이 거행되었던 행정 중심 건물인 프레타네이온Prytaneion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의 중앙에는 에페수스의 번영을 상징하는 성화聖火가 있어 신전의 사제들은 일년 내내 성화가 꺼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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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여신
쪽잠을 자며 불씨를 지켜야 했을 사제들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며 이어지는 대리석 길을 걷는다. 오른편에 로마 최초의 종신 독재관 술라Sulla의 소아시아 평정을 기리기 위해 그의 손자 멤미우스가 건립한 멤미우스 기념비Monument of Memmius가 등장한다. 그 맞은편에는 에페수스에서 황제의 이름을 따서 지은 최초의 건축물, 도미티아누스 신전Temple of Domitianus이 세워져 있다. 도미티아누스는 유능했지만 독재 성향이 강했다. 선정을 베풀고 업적을 인정받은 황제는 사후 수호신의 목록에 추가되어 시민들은 황제의 이름으로 향불을 피우며 제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다. 그러나 도미티아누스는 살아있을 때부터 자신을 신으로 선포했고, 본인 이름으로 신전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경배받기를 원했다. 남을 시기하고 의심해 유력자를 처형하는 등 철권을 휘둘렀던 그는 결국 원로원들과의 관계가 악화된 후 암살을 당했고 자신에 대한 기록이 모두 말살되게 되는 운명을 맞이한다. 멤미우스 기념비와 도미티아누스 신전 사이에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와 같은 이름을 가진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부조가 있다. 브랜드명과 로고가 에페수스의 니케 여신 부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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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레테스의 행렬
사자 가죽을 어깨에 걸친 헤라클레스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 헤라클레스 문Gate of Heracules을 지나면 에페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길, 쿠레테스 거리Curetes Street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줄지어 늘어선 원형 기둥들 위로 지붕이 얹혀 있었으며, 그 뒤쪽으로 신전과 상점이 즐비했다. 쿠레테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어린 제우스를 보호하던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존재들로 등장하는데, 고대 로마에서는 행정실무와 종교업무를 담당하던 사제들을 쿠레테스라고 불렀다. 쿠레테스 거리라고 불리게 된 것은 매년 성스러운 불을 지키는 사제들의 행렬이 이 거리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횃불을 든 쿠레테스들의 경건한 행렬이 눈앞에 그려진다. 이 거리의 초입에는 트라이아누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2층으로 지어진 분수탑 트라이아누스 샘Fountain of Trajanus이 있다. 중앙에 있었던 실물 크기의 황제 동상은 지금은 그 발 부분만 남아있는데, 과거에는 동상의 발끝에서 흘러나온 물이 가정과 목욕탕으로 공급되었다.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취재협조·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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