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두스타’. 사진제공|KDH엔터테인먼트
팀 이름에 ‘스타’가 들어간 것부터 일단 남다르고, 트로트 시장에서 흔치 않은 남성듀오다. 두 남자가 11살 차이인 것도 보기 드문 조합이다.
그 음색의 조화는 1990년대 인기듀오 녹색지대를 떠올리게 한다.
김강(김성민·37)은 작은 체구지만 힘 있는 목소리를 가졌고, 진해성(이상성·26)은 187cm의 건장한 체격이지만 여성적인 감미로운 미성의 소유자다. 각기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음색을 가진 두 사람의 매력이 묘한 화음을 이룬다.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이들에게는 재미있는 공통점도 있다.
진해성은 체중이 한때 125kg, 김강은 130kg에 달했다.
진해성은 중고교 시절 유도선수였고, 김강은 중학교 시절 백두장사를 꿈꾸던 씨름선수였다.
열정 하나로 “밑바닥 시련”을 이겨내고 ‘두스타’로 모였다는 점은 특별한 공통점이다.
김강은 18세에 본명(김성민)으로 ‘사이다 같은 여자’로 데뷔해 5년을 활동했지만 성과가 없어 이후 15년을 무명으로 지내야했다.
생계를 위해 잠시 노래를 포기한 적도 있었다.
더욱이 ‘서민들의 애환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포장마차, 일식집 등을 운영했지만 손대는 것마다 실패했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가 현 소속사 대표를 만나면서 새로운 가수 인생을 설계할 수 있었다.
김강은 “간절한 시기에 현 회사를 만나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나이 어리고 노래 잘하는 친구와 듀오를 하게 된 것은 특혜라 생각한다”고 했다.
진해성은 유도선수로 경남도대표까지 지냈다.
9살에 아버지가 듣던 배호, 나훈아의 노래로 트로트를 접했던 그는 중학생 시절 교내축제 무대에 올라 박상철의 ‘무조건’을 부른 후 받은 박수소리에 매료돼 가수의 꿈을 꾸게 됐다.
19살, 대학 진학을 결정해야 할 시기에 그는 체대를 가지 않고 부산 동주대학 실용음악과로 진학했다.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지만 운동을 하며 다진 뚝심으로 설득시켰다.
가수가 되는 법을 몰랐던 그는 무작정 상경해 홍대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다 현 소속사에 발탁됐다.
트로트 지망생이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버스킹을 한다는 점은 독특한 사례다.
진해성은 “트로트 듀오는 드문 형태라 저 스스로도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다. 무척 기대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3월23일 발표한 두스타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반갑다 친구야’는 “침체된 국내 경기에서 국민들에게 힘을 주고 싶은” 노래다. 장윤정의 ‘짠짜라’ ‘초혼’ 등을 만든 임강현 작곡가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반갑다 친구야’로 활동한 이후 솔로가수로 나서며 ‘따로 또 같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트로트 시장에선 두스타의 잠재력을 두고 1960년대 선의의 경쟁을 벌이던 남진, 나훈아를 조심스럽게 거론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이런 평가에 “두 선생님(남진·나훈아)이 그러셨던 것처럼, 21세기 최고의 듀오, 트로트계 쌍두마차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찾아주는 가수,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가수가 되고 싶고, 트로트의 품격을 높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진해성)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가수, 기쁘고 슬픈, 어느 때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김강)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