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판 역마살’로 통한다. 현역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세계 각국을 돌며 자신의 역량을 펼쳐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전을 바라는 것은 우리나 독일이나 마찬가지다. 스포츠동아DB
독일서도 러시아월드컵 향한 여정 응원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상대와 일정이 확정됐다.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러시아행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팬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안겨줬다. 이미 결과와 행동으로 실력을 입증한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깊은 신뢰를 주고, 우리는 그의 행보에 갈채를 보내며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독일축구협회(DFB)에선 슈틸리케 감독을 ‘위대한 선수이자 여행자’라고 설명한다. 그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도 뛰어난 선수였고, 은퇴 후에는 여러 나라의 클럽 및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여행자’란 별칭에 걸맞게 생활해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6세부터 축구를 시작해 17세 때 청소년대표로 발탁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1973년 2월 묀헨글라트바흐에 입단해 핵심선수로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3시즌 연속 우승과 DFB 포칼(독일 FA컵)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 그리고 유로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경험했다. 1977년부터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8시즌 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경력을 쌓았다. 마지막 현역 무대는 뇌샤텔(스위스)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 같은 여정은 ‘독일판 역마살’로 표현할 수 있다. 그의 아내조차 “남편은 당최 집에 머물러 있지를 않는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할 정도였다. 1989년 스위스에서 지도자로 첫 걸음을 내디딘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청소년대표팀(U-19·U-20·U-21) 코치를 거쳐 2006년 코트디부아르 감독직을 수행했고, 2009년부터 중동(카타르)으로까지 보폭을 넓혔다.
이미 한국을 찾아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독일 언론들은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한 매체를 통해 “한국인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내가 이곳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물론 모든 독일인이 슈틸리케 감독의 ‘현재’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워낙 많은 지역에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터라 그가 한국대표팀 사령탑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꽤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는 정말 독일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선수였고, 좋은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도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70·네덜란드) 감독을 회상하고 기억한다. 그 후로도 여러 외국인 지도자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히딩크 감독처럼 큰 사랑을 받은 이는 없었다. 이제 비로소 또 다른 이방인 감독 한 명이 그 기억에 추가될 듯하다. 열정어린 행보의 슈틸리케 감독의 진정성은 우리에게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 한국처럼 독일에서도 ‘슈틸리케호’의 러시아월드컵 여정을 응원하고 있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