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이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전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벤치를 떠났다. 김광수 수석코치(오른쪽)가 감독대행을 맡은 뒤 김재현 타격코치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출처|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구단 측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
한화 김성근(74) 감독이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으로 가 벤치를 비웠다. 감독이 건강상의 문제로 경기 중 벤치를 비운 건 1997년 9월 3월 잠실구장에서 삼성 백인천 감독이 LG와의 더블헤더 제1경기가 끝난 뒤 벤치를 떠난 이후 사상 두 번째다.
김 감독은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5회말이 종료된 뒤 클리닝타임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지휘권을 넘기고 병원으로 갔다. 최수원 주심은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판단했지만, 6회말 한화 공격이 끝나고도 계속 감독석에 김 감독이 없자 7회초 들어가기 전 경기를 중단시켰다.
야규규칙 2.50(c)에는 ‘감독이 경기장을 떠날 때는 선수 또는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지명해야 한다. 감독대행은 감독으로서의 의무, 권리, 책임을 갖는다. 만일 감독이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감독대행을 지명하지 않거나 지명을 거부했을 때는 주심이 팀의 일원을 감독대행으로 지명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한화 측은 결국 심판 측에 “김성근 감독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지휘권을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넘긴 뒤 병원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렸고, 최 주심은 한대화 경기운영위원과 상의해 “한번 감독대행 체제로 가면 오늘은 계속 대행체제로 가야한다. 규칙상 김 감독이 경기 도중 복귀하더라도 오늘은 더 이상 벤치에 앉을 수 없다”고 고지한 뒤 김 수석코치를 한화 감독대행으로 지명한 뒤 경기를 재개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경기 전 훈련 시간부터 계속 감독실에서 누워 계셨다. 경기 시작 20분 전에 겨우 일어나서 경기를 준비했다”고 전하면서 “아마도 극심한 스트레스로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지럼증이 생긴 것 같다. 병원에서 일단 혈압을 체크하는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