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기억’ 희미해질수록 선명해지는 감동

입력 2016-04-16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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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캡처

이성이 흐려지니 감성이 살아난다.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박태석(이성민) 변호사의 현 상황이다. 그는 희미해지는 과거와 현실을 수용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5일 방송된 '기억' 9회에선 달라진 박태석(이성민)의 깊어진 감정연기가 빛을 냈다.술에 취하지도 않았는데 나은선(박진희)의 집을 또 찾은 박태석은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자신의 상황에 깊은 좌절을 느꼈다. 서영주(김지수)는 초밥을 사서 집에 오겠노라 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남편 박태석을 찾아 헤매다 결국 얼마 전에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공원 벤치에 있는 박태석을 발견했다.

그동안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던 박태석은 서영주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했고 그는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은 머리가 지우고 죽도록 지우고 싶은 일들은 마음이 기억해. 고장난건 머린데 아픈건 왜 마음인지 모르겠어”라며 서영주에게 말해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서영주는 그런 박태석을 마음으로 위로한다. 박태석에게 찾아온 위기를 통해 오히려 완고해진 부부애가 감동을 더했다.

사진=방송캡처

박태석의 로펌 후배인 정진(이준호)과 봉선화(윤소희) 역시 단단해진 동료애를 보였다. 특히 신영진(이기우) 폭행으로 인한 권미주(한서진)와의 이혼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태석과 정진의 호흡이 극의 통쾌함을 불어넣었다. 박태석은 권미주의 불륜을 주장하며 신영진에게 유리한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지만 뒤에서는 정진을 통해 신영진이 질 수 있는 작전을 짰다. 박태석은 “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권미주의 약점을 찾아 낼거야. 정변은 어떻게서든 신영진이 권미주를 폭행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아내. 난 최선을 다해서 이 게임을 질 생각이야”라고 말했고 정진은 신영진 집 쓰레기봉투에서 깨진 손목시계를 찾아냈다.

박태석에게는 전처 나은선과 해결해야할 문제도 남아있다. 죽은 아들 동우 뺑소니범의 목격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승호(여회현)의 친구 현욱(신재하)은 집에 돈이 필요하자 이승호의 부친인 이찬무(전노민)에게 협박하러 태선로펌에 방문했다. 우연히 화장실에서 현욱과 마주친 박태석은 현욱이 화장실 손잡이 문을 손수건으로 감싼 것을 보고 주상필 기자에게 전화했던 목격자가 CCTV에서 손수건으로 전화기를 감쌌던 장면을 떠올렸다.

9회는 현욱의 존재가 드러나며 마무리됐다. 박태석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과 알츠하이머로 인해 보이는 박태석 변호사의 감동적인 성장기가 향후 '기억'의 관전포인트다. 15일‘기억’는 케이블, 위성, IPTV 포함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3.1%, 최고 4.1%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짜임새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명연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tvN ‘기억’10회는 16일 밤 8시 3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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