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약 25%를 감축하는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전체 임원 수를 고려하면 감축 대상은 6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임원부터 대폭 감축하여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은 한 명도 선임하지 않았으며, 감축되는 임원의 업무 공백을 피하기 위해 소폭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우선 회사 전체의 안전 강화를 위해 기존 경영지원본부 소속의 안전환경부문을 ‘안전경영실’로 개편해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격상시켰으며, 신임 안전경영실장에는 김환구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현대중공업 박승용 상무 등 7명이 전무로, 김형관 상무보 등 11명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사장단을 비롯한 모든 임원이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고 있으며, 오는 5월 1일부터는 휴일 연장근로를 없애는 한편 고정 연장근로도 폐지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국내 조선 빅3 중 현대중공업이 임원 감축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이에 상응하는 긴축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측은 “(추가 임원 감축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 “현재 자체적인 자구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조선 빅3는 조만간 임원 감축을 시작으로 일반 직원 및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 조선 빅3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일제히 신규 인력을 400여 명 충원한다. 올해 상반기 대졸자 공채 규모는 평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