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체크] ‘그래 그런거야’ 걸빠순재vs순무룩, 이순재 극과극 어록

입력 2016-04-30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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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거야’ 걸빠순재vs순무룩, 이순재 극과극 어록

이순재의 상반된 ‘걸빠순재’ 어록과 ‘순무룩’ 어록이 화제다.

이순재는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에서 양복 재단사 출신 대가족 수장 유종철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젊음을 동경하며 ‘걸빠(걸그룹 빠돌이) 순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최근에는 노년의 고민으로 한숨짓는 ‘순무룩’으로 변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 언제나 행복한 ‘해피할배’ 웃음과 해학이 묻어나는 ‘걸빠순재’ 어록

-크게 잘난 자식은 나라에 바친 자식이지 내 자식이 아녀. 나는 애국자는 못돼야. 나는 내 울타리 안에 고스란히 내 자식덜인 게 아주 만족햐. 나는 세상에 부러운 게 없는 확실하게 성공한 인생여. (5회, 생각보다 병원 재정이 안 좋다고 걱정하는 아들 홍요섭(재호 역)에게, 걸빠순재가)

-해해해. 이쁘잖어어. 하나같이 죽죽 뻗어서 춤 잘 추구 노래 잘하구. 옛날엔 저런 체격 읎었어. 저게 다 우리들이 죽자구 경제발전 시켜 잘 멕여 키운 보람여. (4회, 텔레비전으로 걸그룹 보는 이순재를 아내 강부자가 타박하자, 걸빠 순재가)

-죽구 사는 건 어째 볼 도리가 읎는겨. 당신하구 나 이러구 탈읎이 살구 있어두 모르는겨. 내일 자다 죽을 수두 있구 세수하다 씨러질 수두 있구. 그라니까 내 말은 매일매일 날마다 기분좋게 살다가자 그거여. 그래서 행복한 사람여. (4회, 며느리 김해숙(혜경 역)의 친구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아내 강부자(숙자 역)와 대화하며, 걸빠순재가)

-부모는 죄인두 아닐뿐더러 호구두 아녀. 키울만큼 키워놨으면 지입에 들어가는 밥은 지가 해결해야는 법이구 지 자식덜한테 쓰는 건 아까운 줄 모르구 지 부모는 희생이 당연하다 그건 천만에 아닌겨. 우리두 할말 있다그거여. 즈들은 왜 박찬호 김연아같은 금항아리가 아닌겨. (11회, 손주까지 키워주기 힘들다는 친구의 말에, 걸빠순재가)


●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노년의 슬픔과 회한이 담긴 ‘순무룩’ 어록

-당신... 하늘이 보내 준 사람여... 용기있는 사람여... 덕분에 자알 살었어어... 고맙습니다. (20회, 잠자리에 누워 아내 강부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순무룩이)

-너머 오래... 신세를 졌어... 에미두 늙구 있어. 하루 죙일 종종거리는 거 보면 안됐구... 염치두 읎구... 그려.. 늬들, 늙은 부모 피곤하지. 각각 살면 모르구 넘어갈 일두 다아 알어야 햐. 그거... 너머 늙어서 이저 우리 고단햐. (21회, 노부부만 따로 나가살겠다고 발표하자 만류하는 자식들에게, 순무룩이)

-탑골공원엘 갔는데... 거기 사람들이 나를... 뭐냐... 눈치코치 읎는 늙은이 취급을 하더라구... 왜 자식한테 얹혀사냐구... 시속따러 살랴. 따루 살면... 자식새끼두 편하구 늙은이들두 편하댜. 그걸 왜 안 하냐. 아무리 효잔 척 하구 있어두 속 마음은 그게 아닐 거랴. 생각을 했지... 그려... 우리 둘이 빠져 주는 것두 우리가 자식한테 마지막으루 해줄 수 있는 일이겄구나아아. (22회, 독립선언을 한 후 아내 강부자에게 속 뜻을 설명하며, 순무룩이)

-야 그냥 주저 앉었슈. 마나님이 막판에 뒤집었슈. 지가 경솔했던 거 같어유. 야아... 둘 중에 하나 많이 아프면 그때 빠져 주기루 했슈. 그런데 저는 안직두... 부모한테 받은 거 뗘먹구 내 자식한테 주면 된다는 시방 세상 계산법은... 아니라구 생각해유. 셈은 바르게 해야쥬. 안 그류? (22회, 독립선언 철회한 후 절을 찾은 후 왠지 모르게 쓸쓸한 모습으로, 순무룩이)

제작진은 “극 중 89세 노인인 이순재의 혜안이 담긴 ‘극과 극’ 어록이 안방극장을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며 “‘노년의 사춘기’를 맞고 있는 이순재가 ‘순무룩’을 딛고 다시 ‘걸빠순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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