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의 꿈’ 위해 뭉친 벨로드롬 스타들

입력 2016-05-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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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돔에서 경륜경기를 하는 게 꿈인 도윤재 군(가운데 꽃다발 든 사람)이 꿈을 이룬 뒤 경륜선수들과 함께 기념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백혈병 환우 도윤재 군과 스피돔 달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주인공은 도윤재(18) 군, 무대는 스피돔. 휴대전화 화면엔 4월30일이라는 날짜가 선명했다.

윤재의 꿈은 국내 최대 돔경륜장 스피돔에서 경륜경기를 해보는 것이었다. 여는 청소년이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에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 백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감기와 두드러기로 병원에 갔는데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14년까지 항암치료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현재는 외래진료로 추적검사 중에 있다. 인천에서 대구까지 자전거로 완주할 정도로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윤재는 경륜장을 달리고 싶어했다.

윤재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위해 여러 사람이 팔을 걷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삼성전자 DS부문, 한국경륜선수회가 동참했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4월30일 광명스피돔에서 ‘꿈의 무대’를 만들었다. 윤재와 경륜선수들의 경륜경주 대결을 성사시킨 것.

선수들과 함께 스타트 라인에 선 윤재는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스타트라인에서 총소리에 맞춰 서서히 자전거 페달을 밟은 윤재는 초반에 라인 후반에서 따라오다가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았다. 출전번호 3번 윤재의 자전거가 막판 역전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벨로드롬을 달리는 두 바퀴가 행복의 바퀴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함께 경주했던 선수들의 축하를 받으며 윤재는 1등 세리모니를 취하는 특별한 추억을 새겼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윤재를 명예 경륜선수로 임명했고, 그의 이름이 쓰인 현수막은 스피돔 그랑프리 챔피언들의 이름 옆에 나란히 걸렸다. 경주 후에는 경륜선수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갖고, 스피돔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경주를 위해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순간부터 선물 받은 로드자전거를 피팅해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윤재의 얼굴은 한껏 들떠있는 표정이었다. 그날 스피돔엔 36.5도의 인간향기로 가득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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