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 화합과 우정으로 “굿~샷!”

입력 2016-05-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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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인들의 화합의 장인 ‘2016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9일 용인 골드CC에서 열렸다. 차범근 2017 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왼쪽부터)이 호쾌하게 스윙을 하고 있다. 용인|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2016년 축구인 골프대회 성황

서정원 감독 우승·최강희 감독 준우승
이흥실 안산 감독 300m로 롱기스트상


매주 누군가는 웃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눈물을 흘린다. 일희일비(一喜一悲)의 일상. 승부의 세계는 고독하다. 당사자가 아니면 누구도 그 고충을 모른다. 아픔을 털어낼 시간과 기회조차 갖기 힘들다.

그래도 항상 같은 일상을 반복할 순 없다. 때로는 스트레스도 풀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축구인들이 잠시 그라운드를 떠났다. ‘2016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9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열렸다.

‘2016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9일 용인 골드CC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입상한 안산 무궁화 이흥실 감독,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올림픽대표팀 김기동 코치, 이운재 코치, 전주대 정진혁 감독(왼쪽부터)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용인|김진환 기자 kwangsin00@donga.com


익숙한 초록 그라운드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대결을 펼쳐온 축구인들은 따뜻한 봄 햇살 아래 아름다운 동료애가 가득한 화합과 우정의 시간을 보냈다. 골프 클럽을 잡은 손님들의 면면부터 화려했다.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을 비롯해 K리그를 대표해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FC서울 최용수 감독,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전 감독 등이 참가해 꽁꽁 숨겨왔던 골프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한국축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차범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 등도 과감한 샷을 날리며 유쾌한 하루를 보냈다.

현역 유니폼을 벗자마자 골프채를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진지함으로 일관했다. “잘 맞을 때는 88∼90타쯤 된다.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다”던 그는 “언론과 협회, 연맹, 구단 모두가 뭉쳐 휴식을 함께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래도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좋은 점수를 바라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슈틸리케 감독은 평이한 90타를 쳤다.


같은 조에 속한 신태용 감독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여기에 한국축구의 운명이 걸렸다”며 훈훈한 메시지를 전한 차범근 부위원장은 “평소 핸디 7은 자신 있는데, 요즘 집안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축구와 골프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역설했다. 하체의 힘, 집중력 등이 비슷해 은퇴 후 꾸준히 골프를 즐긴다고 했다. 대회 초반부터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허정무 부총재와 김호곤 부회장도 “축구인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쉽지 않은데, 정말 의미가 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숨겨진 12개 홀에 개인 핸디캡을 부여하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서정원 감독이 네트스코어 70.0(핸디캡 12/82타)을 기록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서 감독에게 주어진 부상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50인치 TV. 준우승은 70.2타의 최강희 감독, 3위는 70.6타의 올림픽대표팀 이운재 골키퍼 코치가 차지했다. 메달리스트는 올림픽대표팀 김기동 코치(70타), 롱기스트는 티샷을 무려 300m까지 날린 안산 무궁화 이흥실 감독에게 돌아갔다.

용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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