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갈등 일단 봉합

입력 2016-05-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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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 동아닷컴DB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 동아닷컴DB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급한 불은 껐지만 그래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국제영화제(영화제)와 부산시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새 조직위원장에 위촉하기로 합의했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9일 오전 서병수 부산시장과 만나 이 같은 내용에 뜻을 모았다. 또 조직위원장 선임에 필요한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 이달 중 임시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제 측은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당연직 항목을 없애고 민간인이 조직위원장이 되는 길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상적인 개최를 위해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양측의 판단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11일 개막하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제에 대한 해외 영화계의 지지 표명이 나올 경우 등에 대한 부산시의 부담도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영화계가 올해 영화제 전면 보이콧을 선언해 올해 영화제 파행 운영이 예고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영화제와 부산시는 그동안 첨예한 갈등을 보였던 정관 개정과 이를 위한 임시총회 개최 등 여러 사안 가운데 ‘조직위원장 선임’ 부분만 우선 조정하기로 했다. 영화제 한 관계자는 “김동호 위원장 선출 이후 영화제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관 개정을 하나씩 해가자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 범 영화인 비대위 ‘보이콧’ 고수

하지만 양측의 갈등 원인이 ‘부산시의 영화제 독립성 및 자율성 침해’에서 시작됐다는 시선 속에서 이번 합의는 온전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 등 영화 관련 9개 단체로 이뤄진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은 ‘보이콧’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협 이은 회장은 “영화계가 영화제를 보이콧한 이유와 김동호 조직위원장 선출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동호 위원장 취임 이후 영화제 운영 및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면서 (보이콧을)조정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은 1992년 문화부 차관을 거쳐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2010년까지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0년 명예집행위원장이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m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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