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가 가수 조영남의 대작 논란에 입을 열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만큼 좀 더 구체적인 글을 남겼다.
진중권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사건.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다”라며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랑하고 다녔다”며 “그림이 완성되면 한번 보기는 했다고 한다.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핵심은 콘셉트다.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다”라며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밖에도 그는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아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서 검찰이 나서기보단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진중권은 이 사건에 대해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좀 다른 부분이다.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이라며 가격이 너무 적은 것을 꼬집었다.
한편, 지난 16일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무명 화가 A씨가 8년간 대신 그림 300여점을 그려줬다는 제보를 받고 다른 사람의 그림을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혐의로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동아닷컴 윤우열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