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정우. 스포츠동아DB
요즘 LG의 수호신은 임정우(25)다. LG 양상문 감독은 2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임정우의 제구가 좋아졌다. 본인만의 존이 만들어졌다”며 “스프링캠프부터 제구가 향상됐는데, 지금처럼만 던지면 제구는 걱정없다”고 칭찬했다. 애초 양 감독은 정찬헌을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임정우는 강상수 투수코치에게 “저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의욕을 보였다. 양 감독은 임정우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정도의 강한 멘탈이라면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양 감독의 회상이다.
임정우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임정우의 올 시즌 성적은 21경기 2승1패9세이브, 방어율 2.82인데, 첫 6경기에서는 1패1세이브, 방어율 7.20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12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세이브 상황인 9회초 도중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공 끝에 힘이 부족해 집중타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틀 뒤(4월 14일) 잠실 롯데전부터 15경기에서는 2승8세이브, 방어율 1.56으로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 기간에 13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양 감독은 “처음에는 마무리 역할에 따른 부담감도 있었고, 훈련 때 몸이 좋지 않아 밸런스가 흐트러지기도 했다. 지금은 밸런스가 안정적이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 강박관념 버리니 연일 호투
대부분의 선수들이 야구가 잘될 때 비결을 물으면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임정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잠실구장 덕아웃에서 만난 임정우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렸다”며 “처음에는 마무리를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생각이 많았고, 급하기도 했다. 반드시 실점을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강하게만 던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던지면 (세이브는) 따라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약조절을 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정우는 최고구속 140km 후반의 직구와 커브의 조합이 일품인 투수다. 양 감독은 “임정우의 커브는 메이저리그(ML) 투수들과 (커브) 회전수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 첫 타자 내보내도 걱정없다!
강박관념을 버리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는 “팀 승리를 지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마운드에 오른다”는 생각이다. 임정우는 “마무리는 경기를 끝내는 역할이다”며 “주자가 있어도 홈에 들여보내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점수 차에 상관없이 내가 열심히 던지면 된다. 2점 차에서 1점 줘도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마무리의 역할을 설명하긴 어렵다”며 “힘든 내색 않고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첫 타자를 내보내도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겠다. 완벽하게 던지기보다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활짝 웃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