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수-문안나(오른쪽)
문안나, 5월의 여왕 등극 등 상승세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우리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송-송(송중기 송혜교)커플이 있다면 미사리 경정장엔 고-문(고일수 문안나)커플이 있다.
국민수상스포츠 경정이 지난 2002년 6월18일 첫 레이스를 펼친 지 14년. 그동안 경정계에선 ‘사내결혼’이 많았다. 오세준(1기)-이시원(3기), 이태희(1기)-이주영(3기), 박진서(11기)-김희영(11기), 고일수(5기)-문안나(3기), 심상철(7기)-박설희(3기), 지용민(11기)-손지영(6기), 권일혁(6기)-안지민(6기) 등 모두 7쌍이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때론 경쟁자로, 때론 동반자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 경정부부 중 최근의 핫이슈는 단연 ‘고-문커플’이다. 최근 뚜렷한 두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인 고일수 선수가 지난 4월21일 데뷔 9년 만에 대상경주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데 이어, 아내 문안나 선수는 5월18일에 열린 경정 여왕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5월의 여왕’으로 등극하며 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부부가 불과 한 달 새 주요 경기의 시상대에 번갈아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고-문 부부의 상승세는 ‘반짝’이 아니라 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문 부부의 올 시즌 성적을 보면 남편인 고일수 선수는 9승을 올려 다승 순위 12위, 상금 총액 4천175만원으로 랭킹 2위에 올라섰다.
지금까지 0.19초의 빠른 평균 스타트와 승률 30%, 연대율 63%, 삼연대율 83%의 호성적을 나타내고 있고 작년 통산 성적 승률 34%, 연대율 55%, 삼연대율 71%와 2014년 승률 32%, 연대율 51%, 삼연대율 74%에 비해 올해 전반기 성적은 단연 돋보인다.
프로펠러 고정지급제 도입으로 경정선수가 준비할 수 있는 승부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에 대한 남다른 집중력과 꼼꼼한 자기 관리의 결과물” 덕택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단순한 1턴 공략에서 벗어나 상대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고 고감도 스타트를 앞세운 공격적인 전술 운영으로 전 코스에서 고르게 입상을 기록하고 있다.
아내인 문안나 선수도 남편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승률 29%, 연대율 54%, 삼연대율 57%를 기록하며 급성장 하고 있다.
작년 승률 12%, 연대율 37%, 삼연대율 53%에 비해 성장세가 확연하고 특히 승부코스인 1코스에서의 활약이 주목할 만하다. 올해 1코스에서 8번 출전하여 인빠지기(외측의 선수를 견제하며 1턴을 먼저 도는 전법)로 우승만 5회를 거둬 우승 확률 68%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상금 랭킹 10위(3천57만원)로 상금 랭킹 톱10 안에 부부가 나란히 이름을 올려놓았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스타트 난조를 극복한다면 남편인 고일수와 함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김용석 팀장은 “고일수, 문안나 부부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전술 운영이 문제였다. 최근 이들 부부의 상승세엔 전술 운영과 턴 스피드 보강, 자신감 회복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고-문 커플이 하반기에도 나란히 동반상승세를 이어가 연말 그랑프리에도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오를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