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득녀…필의 ‘달콤한 휴가’

입력 2016-05-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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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둘째 딸 랠린을 안고 활짝 웃고 있는 KIA 외국인선수 브렛 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아내 출산 전 발목 다쳐 마음고생
KIA 김기태 감독 배려로 이른 휴식


KIA의 ‘장수 외국인 선수’ 브렛 필(32)이 달콤한 하루 휴가를 얻었다. 이날 세상의 빛을 본 둘째 딸을 보기 위해 대구에서 광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필의 부인 칩(32)씨는 25일 오후 3시17분 광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몸무게 3.22kg의 건강한 딸을 순산했다. 필은 지난 2014년 7월에도 같은 산부인과에서 장녀 킨리(Kinley)를 얻었다. 필 부부는 둘째 이름을 랠린(Raelyn)으로 지었다.

대다수의 외국인선수들은 한국에서 출산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부인이 고국으로 돌아가 출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2013년 9월 한국에서 득녀한 NC 에릭 해커(33)나 두 딸을 모두 한국에서 낳은 필처럼 오랜 시간 한국에서 뛰면서 시각이 달라진 선수들도 있다. 해커는 한국 생활 4년차, 필은 3년차다. 시즌 도중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필은 최근 무릎이 좋지 않아 22일 광주 SK전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만삭인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발목을 다쳐 마음고생도 심했다. 자신의 몸 컨디션까지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지친 필을 배려해 휴식을 주기 시작했고, 이날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아침 일찍 필을 광주로 내려 보냈다.

김 감독은 “본인은 아이를 보고 다시 올라와 뛰겠다고 하더라. 그 마음만으로도 고마웠다”며 활짝 웃었다. 복귀하겠다는 필을 만류하고 하루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필은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구단에 보내며 “첫 아이 킨리에 이어 둘째까지 건강하게 낳아준 부인에게 고맙다. 출산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구단 관계자들과 항상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광주 이웃주민들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 킨리와 둘째 랠린 모두 건강하게 키우면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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