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도훈 감독-성남 김학범 감독(오른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8일 ‘스승’ 김학범 감독 상대로 뒤늦은 시즌 마수걸이 승 거둘지 주목
‘2년차 사령탑’ 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46) 감독은 올 시즌 유난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꼴찌 후보’로까지 꼽히는 등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늑대축구’라는 별명을 얻으며 최종 8위의 성적을 거두고 성공적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영 딴 판이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1라운드까지 4무7패, 승점 4점을 기록하며 12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면 클래식(1부리그) ‘흑역사’에 이름을 올릴 위험에 처해 있다.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로 나눠 시행된 2013년 이후 클래식의 ‘개막 후 최다 무승 기록’은 대구가 갖고 있는 13경기(2013년)다. 대구는 13경기에서 5무8패를 기록한 뒤 14번째 경기에서 뒤늦게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인천이 앞으로 3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클래식 기준으로 개막 후 최다 무승 신기록을 쓰게 된다. 역대 K리그 개막 후 최다 무승기록은 21경기(1997년 안양·2003년 부천)다.
인천은 28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를 상대로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김도훈 감독이 성남에서 선수로 뛸 때 스승이었다.
똑같은 시민구단이지만, 성남은 올 시즌 인천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김학범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6승3무2패 승점 21로 3위를 마크하며 1위 FC서울, 2위 전북현대(이상 승점 22)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성남은 원정으로 치러진 인천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도 3-2로 승리했다.
인천 김 감독은 지난 22일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0-1로 패한 뒤 결국 성난 홈팬들에게 불려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에게는 1승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김 감독은 스승을 딛고 일어서 뒤늦은 첫승을 신고할 수 있을까.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