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깜짝선발, 왜 이영재였을까?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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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수고했어.” LG의 신예투수 이영재(맨 오른쪽)가 29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을 상대로 데뷔 첫 등판(선발)에 나섰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우규민 대체 선발로 신예 투입
생소함 내세웠지만 호된 신고식


LG는 29일 잠실 두산전에 이영재(24)를 깜짝 선발로 등판시켰다. 의외의 카드였다. 물론 팀에는 우규민(31)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빈 자리를 채울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그러나 왜 이영재였는지는 물음표가 달렸다.

이영재는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1년 2차 지명돼 LG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입단 이듬해 곧바로 경찰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했고, 2014년 다시 팀으로 돌아왔지만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올 시즌 2군 기록도 썩 좋지 않았다. 가장 최근 등판인 25일 한화전에서는 1.2이닝 2안타 3볼넷 2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질적 제구 불안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LG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이영재였다.

양 감독은 “현재 (불붙은) 두산 타선을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며 “이영재는 등판 기록이 없기 때문에 생소할 것이다. 생소함이 무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등판을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양 감독에 따르면, 원래 이영재의 등판 예정일은 27일 경기였다. 그러나 24일 울산 롯데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밀렸고, 불펜 활용도가 높은 일요일 등판이 결정된 것이다.

단순히 빈 자리를 채우는 땜질선발만은 아니었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이영재는 이준형처럼 미래를 보고 키우고 있는 투수다. 캠프에서 보면 시키지 않아도 더 열심히 훈련하려고 하고, 더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성실파였다. (우)규민이가 빠지면서 이왕 구멍 난 자리에 기회를 부여하려고 타이밍을 보던 도중에 감독님과 상의해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코칭스태프의 기대와 달리 이영재는 이날 험난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1번타자 박건우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더니 1안타·2볼넷으로 무사만루를 만들어 준 뒤 바통을 최동환에게 넘겼다. 최종 기록은 0이닝 2안타(1홈런) 2볼넷 4실점. 타자들이 분발해 패전은 면했지만 아쉬움만 남긴 테스트무대였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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