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고원준. 스포츠동아DB
고원준을 둘러싼 두 가지 의문은 ‘첫째 절제된 자기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 둘째 시속 140㎞도 버거운 직구 구속으로 버틸 수 있겠느냐’로 압축된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이와 관련해 3일 “괜찮다”고 단언했다.
그 주된 근거에 대해 김 단장은 “고원준은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아는 투수”라고 답했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직구구속에 구애받을 필연성이 적다는 뜻이 담겨있다.
적어도 고원준의 두산 데뷔전인 3일 SK전만 보면 두산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 수 있다. 이날 고원준은 ‘오른손 유희관’처럼 던졌다. 고원준은 넓은 잠실야구장과 두산 야수진의 도움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던졌다. 5회까지 투구수가 76구였고, 4사구는 2개만 내줬다. 대부분의 직구가 130㎞ 후반을 찍었음에도 삼진을 4개 잡았다. SK 타선 페이스가 떨어졌다 해도 그것을 파고 든 주체는 고원준의 대담함이었다. 1133일만의 선발 승리는 덤이었다.
또 하나의 의문부호인 자기관리에 대해 김 단장은 “고원준이 술을 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 3번째 팀의 유니폼을 입었으니 나름 비장한 마음을 품고 두산으로 왔을 것이다. 두산 입장에서도 더 이상의 스캔들은 팀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에 관리에 만전을 기할 상황이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