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르테. 스포츠동아DB
마르테는 지난해 115경기에서 타율 0.348, 20홈런, 8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출루율도 0.414에 달했다. 그야말로 흠 잡을 데 없는 만점 활약이었다. kt는 마르테에게 75만 달러를 안겨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5시즌 내내 중심타자로서 꾸준히 활약했던 마르테는 계산이 서는 타자였다. 당연히 기대치도 컸다.
그러나 올 시즌 46경기에서는 타율 0.240, 10홈런, 39타점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데뷔 첫해인 2015시즌 첫 46경기(타율 0.345·7홈런·36타점·출루율 0.390)와 비교해도 천양지차다. 홈런과 타점이 소폭 증가했지만, 타율과 출루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일 사직 롯데전에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3번과 4번을 오가던 타순은 3일 수원 LG전에서 6번까지 떨어졌다. 타순을 하향조정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kt 코칭스태프의 의도였다.
이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듯했다. 마르테는 이날 9회까지 3타수 무안타(1사구)로 침묵했다. 타구에도 힘이 없었다. 지나치게 상체 위주의 어퍼스윙을 하다 보니 힘없는 뜬공이 나오기 일쑤였다. 상대 배터리가 마르테의 어퍼스윙을 염두에 두고 볼배합을 하는데, 대처가 늦었다. 상대 실투에도 자신 있게 스윙하지 못했다.
그러나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니 달랐다. 한 번 찾아온 득점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마르테는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3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안타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무려 17타수 만에 나온, 마르테의 클러치 본능을 보여준 한 방이었다. 올 시즌 마르테의 득점권타율은 0.360(10홈런·28타점)에 달한다. 타율이 1할 넘게 떨어진 점이 우려스럽지만,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300(90타수 27안타), 6홈런, 35타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선보였다. 주자 없는 상황(타율 0.176·4홈런·4타점)과 차이가 크다. 이것이 마르테의 가치다. kt 조범현 감독도 “마르테의 결승타로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며 기뻐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