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그룹 잔류 한국배구, 국제경쟁력 키워라

입력 2016-07-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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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배구는 2016 월드리그에서 3승6패의 성적으로 2그룹 잔류를 확정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3일 열린 네덜란드전에서 승리한 한국선수단. 스포츠동아DB

터키·네덜란드 등 강국과 맞대결
협회 지원 부족은 동기부여 악영향

한국남자배구대표팀에 국제배구연맹(FIVB) 2016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는 살얼음판의 연속이었다. 한국 김남성 감독은 대회 전부터 “2그룹 잔류”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등이 포진한 1그룹은 아니지만, 뱀의 머리보다는 용의 꼬리가 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회 1주차(일본 오사카), 2주차(캐나다 새스커툰) 6경기에서 전패(6연패)를 당하며 3그룹 강등의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1∼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3주차 3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극적으로 2그룹에 잔류했다. 체코, 이집트, 네덜란드를 연파(3연승)하며 10위(3승6패·승점9)를 기록했다. 승수에서 밀린 11위 일본(2승7패·승점9)이 3그룹으로 강등됐다.

일단 2그룹에 잔류했다는 자체가 매우 큰 수확이다. 김 감독은 4일 “2그룹 잔류는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그룹의 브라질, 미국, 세르비아는 아니라도 2그룹의 터키, 네덜란드, 핀란드 등의 강국들과 맞붙어야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일본의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중국만이 2그룹에 속해있다. 대만, 카자흐스탄, 카타르 등이 속한 3그룹에서 경기하는 건 한국 배구의 자존심에도 상처다.

문용관 전 대표팀 감독(현 KBSN 배구해설위원)은 “2그룹에 남아야 강팀들과 맞붙을 수 있어 국제경쟁력이 생긴다. 또 (2그룹은)홈앤드어웨이 방식이라 한국에서도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배구의 위상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며 “3그룹으로 강등되면 전력이 약한 팀과 맞붙어야 한다. 대회도 투어 형식이다”고 설명했다.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 한국의 지금 전력으론 언제든 3그룹으로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서재덕, 정지석, 정성현 등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기에 3그룹 강등을 피할 수 있었다. 문성민, 김학민 등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송명근, 서재덕, 정지석, 최홍석 등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건 선수들에게 큰 영광이다. 그러나 지금까진 대한배구협회 측의 지원이 부족해 동기부여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제대로 된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투혼만 강요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 배구인은 “협회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소속팀도 선수의 몸 상태를 면밀히 파악해 대표팀 차출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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