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 당한 감독은 ‘스트레스 2배’

입력 2016-07-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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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FC서울 최용수 감독. 스포츠동아DB

‘극장골’은 팬들을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당사자인 감독들은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극장골을 뽑은 팀도 골이 나오기 전까지는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심리적으로 쫓긴다. 반대로 극장골을 허용한 팀의 감독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한때 ‘서울극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FC서울. 막판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거둔 경기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서울 구단의 별칭으로 자리를 잡았다. 당시 서울 지휘봉을 잡았던 최용수(43) 전 감독은 극적인 골을 마냥 반기지만은 않았다. 최 전 감독은 “팬들이 볼 때는 극장골이 극적이고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선 솔직히 ‘일찍 좀 넣어주지’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극장골로 승리하는 게 좋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른 감독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극장골을 내주는 팀의 후유증은 적지 않다. 특히 앞서다가 상대에게 후반 막판 잇달아 골을 내주고 역전패하는 팀의 충격은 상당하다.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0분 이근호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은 듯했다가, 후반 44분과 48분 연속으로 실점해 1-2로 역전패한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46)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쓰라림 때문에 한참동안 벤치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안색이 좋을 리는 없었다. 절친한 사이인 인천 김도훈(46) 감독과 경기 후 만나서도 아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이 많이 힘들어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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