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넥센을 꼴찌 후보로 지목했다.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손승락(롯데), 앤디 밴 헤켄(일본 세이부)이 팀을 떠났고, 한현희와 조상우가 나란히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다. 단숨에 투·타의 핵심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무척 커보였다. 시범경기를 9위(5승1무10패)로 마쳤을 때만 해도 전망은 어두웠다.

그러나 정규시즌 반환점을 돈 지금 넥센은 43승35패1무로 3위에 올라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순항이다. 7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했지만, 지난달 29일 고척 한화전부터 6일 잠실 두산전까지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힘을 냈다.

신예 성장·성적 동시에 잡았다

2016시즌 넥센의 키포인트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다. 염경엽 감독은 3월 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며 “올 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고 했다. 2016년을 넥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시즌이라고 판단했다. 지금 1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투수 신재영과 박주현, 야수 박정음 등은 지난해까지 2군에만 머물렀던 선수들이다. 1군 경험이 전혀 없던 이들은 요즘 염 감독의 칭찬을 먹고 산다. 애초 선발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신재영은 어엿한 10승 투수가 됐다. 박주현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배짱 넘치는 투구를 앞세워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염 감독이 “누구보다 절실하게 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박정음은 최근 꾸준히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예상 뒤엎은 탄탄한 마운드

넥센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였다. 한 해설위원은 “넥센 마운드에 계산이 안 선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그러나 6일까지 넥센의 팀 방어율은 4.84로 리그 4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불펜의 약진이다. 불펜방어율(4.54)은 리그 2위다. 버릴 경기는 무리하게 잡으려 하지 않고, 이길 경기를 확실히 잡는 투수운용을 했다.

세이브 1위(22개) 김세현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올라섰고, 김상수와 이보근은 허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베테랑 마정길, 오재영도 팀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태고 있다.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곧 힘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에도 흔들림 없이 버텨냈다.

타선에서는 염 감독이 “기둥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한 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고종욱(0.353), 윤석민(0.333), 김하성(0.305)이 나란히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팀 3루타(29개)와 도루(80개) 1위, 득점(434점) 3위의 성적표는 실종된 장타력을 상쇄한 단면이다. 6연승 기간에는 타율 0.374(214타수80안타), 출루율 0.450의 무시무시한 타격을 자랑했다. 요즘 현장에서는 “넥센 무섭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