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만든 선물 ‘미스터 올스타’ 민병헌

입력 2016-07-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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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민병헌이 2016 KBO 올스타전에서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를 차지했다.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한 민병헌. 고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래도 올 시즌 처음부터 꾸준히 해준 선수는 민병헌이죠.”

두산 김태형 감독은 기복 없이 제몫을 해준 선수를 물을 때면 늘 민병헌(29)을 꼽았다. 5월에도, 6월에도 답은 변하지 않았다. 그만큼 민병헌은 시즌 개막부터 전반기 마감에 이르기까지 제자리를 지키고 팀의 중심타선을 이뤘다. 그 결실은 별들의 잔치에서 꽃을 피웠다.

민병헌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는 활약(3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으로 별 중의 별이 됐다. 민병헌을 앞세운 드림 올스타는 나눔 올스타를 8-4로 꺾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55표 중 47표를 얻고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에 오른 민병헌은 “손에 꼽을 만큼 행복한 하루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민병헌의 컨디션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심상치 않던 고감도 타격감은 3월 시범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시범경기 12게임에서 16안타를 몰아치며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그는 정규시즌 역시 산뜻하게 출발했다. 4월 0.355, 16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5월 0.386, 21타점과 6월 0.293, 13타점으로 3번타자로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물론 전반기 내내 걸림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6월17일 대구 삼성전에선 수비 도중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팔에 찰과상을 입은 민병헌. 그러나 단 하루의 휴식만을 취한 뒤 다시 선발라인업에 복귀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도 허리 통증이 도져 출전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이제는 다 나았다”며 걱정을 씻어내고 팬들 앞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꾸준함과 함께 올 시즌 눈에 띄는 장점은 ‘장타력’이다. 전반기 그가 담장 밖으로 날린 타구는 13개. 이는 2014년과 지난해 기록한 12개를 넘어서는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홈런이다. 개막전부터 이틀 연속 대포를 터뜨리는 등 전반기 최고의 장타 페이스를 선보였다.

장타력은 올스타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민병헌은 1회와 7회 나눔팀 투수 신재영과 이재학으로부터 몸쪽 공 두개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타이밍이 정확했다. 4회 2루타 하나도 추가한 민병헌은 이날 3안타를 모두 장타로 수놓는 힘을 과시했다. 특히 7회 솔로포는 역대 올스타전에서 2번째 3연속타자 홈런(박경수~정의윤~민병헌)이라는 진기록을 완성하는 마침표였다.


‘미스터 올스타’란 이름은 민병헌으로서도, 팀으로서도 특별하다. 민병헌이 차지한 미스터 올스타는 두산(OB 포함) 소속으로는 4번째이고, 2006년 홍성흔 이후 10년만의 수상이다. 민병헌 역시 그간의 불운을 털고 커다란 트로피에 입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프로 11년차인 그는 타율 0.345, 12홈런으로 활약했던 2014년에도 올해의 성취상을 제외하곤 큰 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민병헌은 “그동안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야구를 한 적은 없다. 앞으로도 상은 뒤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반기에 모두 나갈 수 있는 체력이 된다. 후반기도 전반기처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뛰겠다”며 소감과 각오를 함께 전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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