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울린 로페즈 “안주할 틈이 없다”

입력 2016-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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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로페즈(왼쪽)가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와의 원정경기 도중 상대 선수들을 따돌리고 헤딩을 하고 있다. 로페즈는 후반 27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친정팀 제주에 뼈아픈 일격을 가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전 결승골…FA컵 탈락 위안
“아시아 정상까지 아직 갈 길 멀다”

상대 수비와 부딪혀 넘어지고 또 넘어졌다. 그래도 버티고 일어섰다. 악착같이 뛰며 한 순간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7분, 아크 정면에서 낮고 빠른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북현대의 브라질 공격수 로페즈(26)는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4호 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2분 이종호의 선제골, 후반 27분 로페즈의 결승골로 값진 승리를 챙긴 전북은 개막 이후 20경기 무패(11승9무·승점 42)로 선두 도주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제주는 로페즈가 지난 시즌 몸담았던 친정팀. 그는 “주중(13일) FA컵 8강전에서 탈락했지만, 제주 원정 승리로 한시름을 덜었다. 기세를 계속 이어가 클래식은 물론 아시아 정상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에서 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제주 시절부터 전북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K리그는 전북을 빼놓곤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부분에서 좋은 팀이다. 제주에서 뛸 때 전북과 대결할 때는 더 열심히 뛰었다. 그래서 전북에 올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왜 전북이 아시아 강호인지를 느낄 수 있다.”


-내부경쟁이 치열할 텐데.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가장 고른 전력을 갖췄다. 개인기량도 굉장히 우수하다. 그래서 ‘꼭 뛸 수 있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 물론 주어지는 출전 기회가 몹시 소중하고 의미가 크다. 안주하고, 만족할 틈이 없다.”

로페즈는 전형적인 공격 2선 자원이다. 수준급 스피드와 좋은 신체조건(183㎝·74㎏)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다. 전북에선 주로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서지만, 섀도 스트라이커의 역할도 어울린다. K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제주에서 11골·11도움(33경기 출전)을 올렸고, 올해 전북에선 19경기를 소화했다.


-최강희 감독의 애착도 상당한데.

“전북에 합류하자마자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처음 (최강희) 감독과 만났을 때는 너무 표정이 없어서 무섭게 느껴졌다. ‘장난을 쳐도 되나’, ‘농담을 던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려웠다. 그런데 아주 유쾌한 사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수들을 위하고 생각을 해준다. 자율적으로 몸을 만들고, 훈련하고, 경기를 준비하도록 배려한다.”


-이제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만 남았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즌 중의 해외 원정이 설레고 새로운 느낌이었다. 애초에 목표한 ‘트레블(3관왕)’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우리가 갈 길은 아직 멀고 많이 남았다. 특히 아시아 정상의 느낌이 어떤지 경험하고 싶다.”


-궁극적 목표가 궁금하다.

“행복하기 위해 축구화를 신었고,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따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없다. 지난 시즌만큼의 역할만 해도 나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전체가 함께 바라는 아시아 우승, 그리고 이를 위해 한 걸음씩 거치는 경기의 과정 등을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땀 흘려 이기고, 우승하는 것은 혼자 느낄 수 없다.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않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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