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잇단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식상함과 다양성 사이

입력 2016-07-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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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의 ‘모모랜드를 찾아서’와 ‘소년24’(아래) 등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는 비판 속에 각 기획사와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닷컴DB

엠넷의 ‘모모랜드를 찾아서’와 ‘소년24’(아래) 등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는 비판 속에 각 기획사와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닷컴DB

‘소년24’ ‘모모랜드를 찾아서’ ‘d.o.b’ 등
대중적 관심 통해 미리 팬덤 확보할 의도
음반제작보다 홍보효과 커 기획사는 반색

트와이스와 I.O.I를 탄생시킨 ‘식스틴’과 ‘프로듀스101’의 성공 이후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케이블채널 엠넷은 ‘프로듀스101’이 끝난 6월 신인 남성그룹을 선발하는 ‘소년24’ 방송을 시작했다. 23일엔 프로듀싱팀 이단옆차기가 세운 더블킥컴퍼니의 걸그룹 탄생기를 다루는 ‘모모랜드를 찾아서’가 첫 방송했다. 그 사이 FT아일랜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차기 신인을 선정하는 ‘d.o.b:댄스 오어 밴드’, 비스트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남성그룹 데뷔기를 담은 ‘펜타곤 메이커’가 잇따라 방송됐다. 내년 초에는 남성판 ‘프로듀스101’도 방송을 준비 중이다.


● 다양화…하지만 달라진 건 없다?

과거 연습생들의 데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됐지만, 최근엔 그 포맷이 다양해졌다. 그러나 앞서 방영됐던 ‘식스틴’이나 ‘프로듀스 101’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펜타곤 메이커’는 온라인 조회수와 선호도 점수로 데뷔 멤버를 결정한다. ‘d.o.b:댄스 오어 밴드’는 댄스팀과 밴드팀의 대결로 승리 팀만 데뷔하는 방식이다. 49명 소년이 경쟁을 통해 24명 안에 들어야 하는 ‘소년24’는 개인 점수 없이 유닛 점수만 매겨지고, 방송 후 1년간 공연을 펼쳐 관객의 평가를 받은 최종 6인이 정식 데뷔하게 된다.

하지만 습관적인 ‘자기복제’라는 비난도 나온다. 특히 음악전문 방송을 표방하는 케이블채널 엠넷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반복적으로 콘텐츠만 소비한다는 비판이다. ‘모모랜드를 찾아서’의 경우, 여자 연습생들의 데뷔 서바이벌이라는 점에서 ‘프로듀스 101’을 떠올리게 한다.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안무전문가 배윤정이 다시 등장해 혹독한 평가를 내놓는 장면 등도 그렇다.

시청자는 “‘프로듀스 101’의 짝퉁”이라는 직설적인 비판까지 내놓고 있다. ‘소년24’도 아예 소년판 ‘프로듀스 101’로 불린다.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개인전이 아니라 유닛으로 서바이벌을 벌인다는 차이점을 제외하고 별다를 게 없다는 의미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잘 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포맷만 조금 바꾸는 비슷한 프로가 쏟아진다. 참신한 아이템 발굴이 시급하지만, 안일한 기획에 기댄 자기복제형 프로그램으로 피로도만 높아질 뿐”이라면서 좀 더 신선한 기획을 주문했다.


● 그럼에도 계속 만드는 까닭은?

각 프로그램은 장차 데뷔시킬 신인그룹을 ‘연습생’ 단계에서부터 소개해 대중의 관심을 얻고, 팬덤도 일찌감치 확보하려는 의도를 내세운다. 회당 7000만원∼1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각 기획사가 부담하는 것도 그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획사들이 신인들이 데뷔시키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상황에서 리얼리티나 오디션 프로그램은 몇 주에 걸쳐 방송되고 누리꾼 반응이 뜨거워지면 다양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소요되지만 이를 기획사들이 부담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2∼3억원에 달하는 데뷔 음반 활동 비용을 고려하면 각 기획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곡 비용과 뮤직비디오 제작 등 프로덕션 비용 1억여원, 6주 음반 활동에 의상비만 1억원, 활동비까지 족히 3억원의 큰 돈이 필요한 현실에서 이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및 출연은 2∼3장의 음반 활동을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연출료 등 명목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콘텐츠 다양화에 도움이 돼 마다할 이유가 없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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