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놀란 축구대표팀 ‘예비엔트리 딜레마’

입력 2016-07-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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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석현준-이찬동. 스포츠동아DB

올림픽대표팀 석현준-이찬동. 스포츠동아DB

석현준·이찬동 큰 부상은 피해 다행
예비선수 동행 안해 사실상 대안없어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한숨을 돌렸다. 단순 흉부 타박으로 밝혀진 석현준(25·FC포르투)에 이어 우측 발목 염좌 진단을 받은 이찬동(23·광주FC)도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최종 엔트리 교체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상 변수는 언제든 대표팀을 다시 괴롭힐 수 있다. 당장 30일(한국시간)에도 스웨덴과 2번째 평가전이 잡혀있어 또 어느 선수가 부상의 덫에 걸릴지 모른다. 효율적인 컨디션 관리를 통한 부상 최소화와 만약에 대비한 예비 인력 활용 등 철저한 준비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는 18명이다. 신 감독은 6월 말 18명을 확정했고, 대한축구협회는 7월 중순 올림픽을 앞두고 ‘35인 엔트리’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했다. 35인 엔트리에는 18명의 최종 엔트리와 함께 4명의 예비 엔트리도 포함돼 있다. 시점에 따라 부상선수 교체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경우 조별리그(C조) 1차전(8월 5일 오전 8시)을 하루 앞둔 8월 4일 오전 8시까지 35인 엔트리를 조정할 수 있지만, 그 뒤로는 최종 엔트리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면 예비 엔트리 4명 내에서만 교체가 가능하다.

문제는 리우올림픽 개막 이후 활용할 수 있는 4장의 교체카드 중 한국은 이미 1장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출국에 앞서 송주훈(22·미토 홀리토크)이 부상을 당하자 예비 엔트리에 있던 김민태(23·베갈타 센다이)를 대체 발탁했다. 이제 한국의 예비 엔트리는 황의조(24·성남), 이창근(23·수원FC), 이광혁(21·포항 스틸러스) 등 3명뿐이다.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리우에 최종 엔트리 18명 외에 예비 엔트리 4명도 동행시킨다. 25일 한국의 1차 평가전 상대였던 이라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 감독은 예비 엔트리를 데려가지 않았다. 정작 대회에서 뛸 수 없는 선수들을 동행시킨다는 것은 선수 본인과 그 소속팀을 고려해서도 좋지 않고, 대표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 감독의 생각은 충분히 합리적이지만, 부상자가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때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감독도 예비 엔트리를 동행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런던과 리우는 여러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 런던은 12시간 비행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브라질은 30시간 가까이 걸리는 데다 현지로 떠나기 전 예방접종 등 사전작업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올림픽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큰 선수에게 “예방주사를 미리 맞고, 언제든 브라질에 갈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예비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들의 컨디션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부상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지만, 그 외의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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