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원종현. 스포츠동아DB
원종현은 25일까지 23경기에 나와 3승1패, 방어율 2.10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암 투병을 했던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인 공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의 가치는 보이는 숫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복귀전이던 5월 31일 마산 두산전에서 3타자 3삼진으로 건재함을 알린 뒤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필승조로 승격돼 활약 중이다.
후반기에는 팀에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원종현은 최근 5경기에서 6이닝을 던져 방어율 1.50을 기록 중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좋다. 20일 마산 SK전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막아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22일 광주 KIA전에서도 재크 스튜어트 뒤를 이어받아 1이닝 2삼진 무실점으로 팀 리드를 지켜냈다. 두 경기 모두 삼진 2개씩을 곁들이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6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원종현의 활약은 빛이 났다. 그는 일찍 무너진 선발 에릭 해커 다음으로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날 2-0에서 2-4로 역전당한 5회 2사 2루에서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하면서 자칫 무너질 수 있었던 팀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했다. 다음 이닝에도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NC 김경문 감독도 “삼성전에서는 (원)종현이가 가장 잘 했다”며 공로를 인정하고는 “(원)종현이뿐만 아니라 불펜투수들이 모두 실점 없이 막아준 덕분에 적은 점수차에도 승리를 지키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원종현이 대단한 이유는 투병 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한 공을 던질 뿐 아니라 불펜투수의 숙명인 연투에도 흔들림이 없다. 코칭스태프는 원종현의 호투에 “공을 던지는 밸런스가 정말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는 그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 코치는 “최일언 코치님이 투구폼을 잡아줬는데 (원)종현이가 열심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원종현도 “투구 밸런스가 좋아서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며 환하게 웃고는 “몸도 괜찮고, 지금 다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 선발투수가 안 좋기 때문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등판하게 되면 책임감을 가지고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