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이 연패에 대처하는 자세

입력 2016-08-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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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두산의 1등을 당연한 것처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런 시선이야말로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단이 맞서야 할 가장 큰 적일지 모른다. 이 무형의 적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는 평정심이다.

그러나 김 감독도 사람인지라 7월30일까지 4연패를 당한 현실 앞에서 마음이 편할 리 없을 것이다. 저 멀리 있는 줄 알았던 2위 NC는 어느덧 2.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무엇보다도 현재 두산의 전력이 정상이 아니다. 포수 양의지에 이어 에이스 니퍼트마저 1군에서 이탈한 상태다. 144경기 체제에서 야수진은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불펜은 계속 흔들리고 있다. 7월 위닝시리즈는 단 1번(22~24일 LG전 2승1패)뿐이었다.

그러나 이미 힘겨웠던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승자의 경험을 누려봤던 김 감독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 것도 때에 따라선 최적의 용인술일 수 있다. 그 대신 김 감독은 7월의 마지막날인 31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3위하면 된다”고 슬쩍 웃었다. 3위를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런 여유가 지금 감독에게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사실 지금 두산의 흔들림은 ‘언제 오느냐’는 문제였을 뿐, 내부적으로 예견된 일이었다. 다행히 두산은 전반기 승리를 패배보다 30개 이상 벌었다. 그 동력으로 이제 버틸 수밖에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양의지와 니퍼트는 늦지 않게 돌아올 예정이다. 타선 페이스도 올라갈 것이다. 관건은 선수들이 팀의 저력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 방편을 선수들이 스스로 찾아내서 성장할 때까지 감독은 기다린다. 그게 안 되면 그때가 진짜 위기일 것이고 감독이 나설 차례일 것이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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