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 다다쇼
연상호 감독 제작 ‘카이’도 주목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부산행’의 인기가 단지 기록에만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영화 흥행의 후속효과에도 기대의 시선이 쏠린다.
낯선 좀비 소재로 반전의 성공을 거둔 ‘부산행’(제작 레드피터)이 흥행 분위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영화 탄생의 초석이 된 애니메이션 ‘서울역’(제작 스튜디오 다다쇼·사진)이 18일 개봉하고, 두 작품을 만든 연상호 감독은 제작자이자 또 다른 영화의 연출자로 분주한 활동을 시작한다.
먼저 ‘서울역’은 1000만 흥행 영화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의 앞선 이야기)이라는 사실, ‘부산행’과 시간차를 두지 않고 연이어 개봉한다는 점에서 관객은 물론 영화계의 관심을 얻고 있다. 한국영화계에 보기 드문 시도인 만큼 그 성과에 따라 향후 다양한 기획이 이뤄지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도 높다.
‘서울역’은 연상호 감독이 2014년 완성한 애니메이션이다. ‘부산행’이 공개되자마자 개봉 일정을 확정할 정도로 흥행 가능성에 대한 극장가의 관심 또한 높다.
완성도 면에서도 이미 인정받은 작품. 앞서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브뤼셀 판타스틱영화제 등에 초청됐고, 최근 열린 제20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부산행’의 1000만 흥행은 ‘서울역’에 상당한 후광효과를 낼 전망이다. ‘부산행’은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원인과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 만큼 이에 궁금증을 가진 관객이라면 ‘서울역’을 향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좀 더 어두운 분위기 아래 ‘부산행’의 궁금증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 기대를 더욱 높였다.
‘부산행’의 흥행은 연 감독의 또 다른 도전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메가 히트작’의 감독들이 보통 1∼2년간의 공백 뒤 다음 영화를 내놓지만 연상호 감독의 행보는 다르다.
실사영화 구상은 물론 애니메이션 연출과 제작 계획도 이미 마쳤다. 제작한 애니메이션 ‘카이:거울 호수의 전설’로 당장 17일 관객을 만난다. 연 감독은 “‘부산행’ 이후 실사영화는 아주 진한 블랙코미디 장르”라며 “그동안 흥행과 거리가 먼 장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배우들의 용기 있는 참여가 필요한 영화”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