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신하균-박희순-오만석 트리플 시너지…폭소 유발 장면 셋

입력 2016-08-31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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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레’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난 아재개그, 몸개그 총출동한 명장면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레’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사법고시 패스만을 13년 째 기다리는 고시생 '수탁'(박희순), 그리고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상탈출을 그린 영화.

1.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원수는 제주도에서 만난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눈만 마주쳐도 서로 으르렁대기 바쁜 '중필'과 '수탁'의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부끄러움은 보는 이의 몫으로 남기며 첫 번째 웃음 포인트로 꼽혔다. 제주도로 떠나기 위해 공항에서 만난 세 남자는 만나자마자 안부인사를 건넴과 동시에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친근함(?)을 과시한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세 남자를 기다리는 빨간 스포츠카.

이를 보고 "관광하러 왔냐."고 뒷목을 잡는 '중필'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꿈도 꾸지 못한 채 들떠 있는 '수탁'이 대조되며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한다. 중고나라에서 8만원 주고 빌린 스포츠카를 앞세워 자연산 다금바리와 호텔을 당당히 요구하는 '수탁'과 그의 뒷통수를 시원하게 후려치는 '중필'이 선보이는 신선한 케미는 마치 나와 친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며 현실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 남자의 시작과 끝! 영혼까지 끌어 모은 자신감

제주도에 오자마자 본 목적은 까맣게 잊어버린 세 남자. 본격적인 일탈을 감행하기 전 심신을 달래줄 온천을 찾아 휴식을 취하던 중 위풍당당하게 탕으로 들어서는 '중필'의 다부진 몸매를 부러워 하는 '수탁'과 '은동'. 이내 서로의 자신감(?)을 흘겨보며 서열을 매기는 등 유치찬란한 행동을 일삼는 세 남자의 모습은 영락없는 20대 남자들과 다를 게 없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티격태격하는 '중필'과 '수탁'.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은동'이 더 이상 못 듣겠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모든 시선이 집중되면서 흐르는 어색한 침묵 뒤로 관객들의 웃음이 빵 터진다.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목욕탕 장면에서 유독 많은 남성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까지 전해진다.

3. 이제 문상가야지~ 어! 근데 우리 양복 다 어디 갔어?

우연히 찾은 제주도에서 뜻밖의 힐링을 선물 받은 세 남자는 잊고 있던 문상을 떠올리곤 황급히 입고 왔던 양복을 찾지만 게스트하우스 어디에도 양복은 보이지 않는다. 그 시간, 마당에서 때아닌 연기가 올라오고 까맣게 타버린 양복과 함께 세 남자의 마음도 까맣게 타버리고 만다. 좌절할 새도 없이 제주도 시내로 나가 양복점을 찾았지만 굳게 닫혀버린 문만 그들을 맞이할 뿐이다.

포기하던 찰나, 어디선가 몸보다 더 큰 돌을 이고 와서 양복점의 문을 깨버리려는 '수탁'을 한사코 말리는 '중필'과 '은동'의 모습은 절망적인 순간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며 유쾌함을 선사한다. 지난 밤 겪은 고생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를 걸친 채 장례식 대열에 합류한 세 남자의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 보다 진중해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공항부터 제주도를 떠날 때까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로 짙은 페이소스와 기분 좋은 웃음을 선물하는 영화 ‘올레’. 지친 일상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자신이 걸어 온,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갈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며 한 박자 쉬어가는 세 남자의 모습을 통해 휴식 같은 힐링을 전한다. 절찬 상영 중.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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