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유-강 시대’ ①] 유재석, 아직도 공격수로 뛰어야 할 만능 예능인

입력 2016-09-05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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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예능계를 설명하면서 절대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 있다면 단연 유재석과 강호동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이경규, 신동엽, 김용만 등 스타 MC들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슬럼프를 맞을 때에도 굳건히 자신의 스타일을 밀고 나가 이전에는 그 누구도 얻지 못했던 ‘국민 MC’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어느새 유재석과 강호동을 제치고 새로운 예능인들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예견했던 ‘유-강 시대’의 완전한 몰락인 것일까.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예능 수명 연장을 시도하고 있을까.


● 유재석, 뭐든지 잘하는 만능형이라서 더 위험하다

개그맨 유재석은 긴 무명 시절을 딛고 친근하고 선한 이미지와 빼어난 토크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MBC '동거동락', SBS ‘X맨’에서의 활약은 그의 MC 본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그런 그가 MBC '무한도전'을 시작하면서 예능 인생에 새로운 꽃을 피웠다. 소와 줄다리기 대결, 기차와 달리기 대결 등 황당한 소재로 시작했던 이 프로그램은 이제 우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콩트를 영화 수준의 정극으로 끌어올리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유재석은 데뷔 이래 수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아마 앞으로도 그의 대표작을 말하라면 누구나 ‘무한도전’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그의 인생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인 것이다.

하지만 유재석의 예능 수명을 갉아먹는 것 또한 ‘무한도전’이다. 이 작품은 최근 멤버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면서 거의 모든 도전에 유재석을 소비시킨다. 작게는 상황극에서부터 크게는 장기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진행과 함께 도전의 성패를 맡기고 있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리더’이자 ‘바른 생활 사나이’ 유재석의 이미지는 각각 SBS ‘런닝맨’과 ‘동상이몽’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된다. 결국 그가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을 아무리 오가도 ‘무한도전’ 유재석이 소비되는 결과를 낳는다.

더욱이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더 이상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남성’이 아니게 됐다. 오히려 방송을 위해 금연도 성공하고 운동으로 몸매까지 완벽한 ‘유느님’으로 승격(?)됐다.

이런 유재석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MC였던 유희열이 “이제 유재석 미담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출연 금지”라는 농담이다.

물론 유재석이 방송에 임하는 태도나 그의 각종 기부 소식을 들으면 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현재 활동 중인 예능인이 ‘신(神)’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

어쩌면 머지않아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유재석의 인간 선언이 필요해 질지도 모를 일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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