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이광환 감독의 ‘여자대표팀’ 관리법

입력 2016-09-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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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대표팀 이광환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여자야구대표팀을 이끄는 이광환(68) 감독은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노장(老將)이다. 2017 WBC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69) 감독과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그런 이 감독에게 올해 특별하고도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한국땅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여자야구월드컵인 ‘LG 후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016 여자야구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그간 이 감독은 OB와 한화, LG 등 프로팀은 물론 서울대 야구부에서 숱한 남자 선수들을 이끌었지만, 여자선수들을 총괄한 경험은 거의 없다. 그러나 초로의 신사는 여자선수들만의 성격과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표팀을 2라운드까지 올려놓았다.

이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여자선수들의 섬세함이다. 말 하나, 행동 하나가 선수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대회를 치르는 동안에도 관심과 배려는 계속됐다. 실례로 대표팀이 대회 초반 머물던 숙소가 여러 가지 문제로 미흡하자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이 감독은 슈퍼라운드를 하루 앞둔 6일 숙소를 옮기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기울였다.

선수들과 많은 나이차도 소탈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이 감독은 “손녀들과 야구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밝게 웃으라고 항상 얘기한다. 야구하면서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쁘다는 말을 자주 남기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환한 표정에서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슈퍼라운드 1승을 목표로 대회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비록 7일 대만에 콜드패로 졌지만, 8일 호주전과 9일 캐나다전 중에서 한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노장의 ‘마지막 봉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기장(부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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